“나눌 것이 없어도, 삶이 힘들어도 지금 시작해야 합니다. 돈을 좀 벌고 형편이 나아질 때 실천하겠다고 생각하면 나눔의 삶은 평생 불가능합니다.”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이 국제개발협력의 날(11월 25일)을 맞아 ‘2016 대한민국 해외봉사상’ 국무총리상 수상자로 선정한 의사 박관태(46·사진) 씨는 24일 이같이 말했다. 그는 “봉사를 하기 위해 해외에 나오는 것을 걱정하고 염려하는 청년들이 많은데, 어디서든 삶은 살아지게 마련”이라며 “평생 나누고 도우며 살다 보면 여유와 행복에 대한 기준이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5년간 몽골을 비롯한 20여개국에서 외과 의사로서 인술을 펼쳤다. 현재는 코이카의 중장기 자문단 의사로 몽골국립의과대에서 근무한다. 지난 2001년 코이카 국제협력 의사로 몽골에서 첫 봉사를 시작한 후 아이티, 캄보디아, 네팔, 마다가스카르 등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그의 봉사활동 헌신에는 임파종으로 세상을 떠난 친구의 영향이 컸다. 고려대 의대에서 인턴과 레지던트 과정을 함께 밟으며 졸업 후 몽골로 가자고 약속했던 친구는 29세의 나이에 숨을 거뒀다. 박 씨는 “내 몫까지 부탁한다”는 친구의 유언을 가슴에 품고 몽골로 향했고, 2년 6개월 동안 3000건이 넘는 수술을 했다. 귀국 후 박 씨는 서울아산병원 외과 펠로를 하면서 몽골에서의 복강경 수술 경험을 바탕으로 연구를 거듭해 다른 10개 개발도상국에 복강경을 설치해 주고 수술법을 전수했다. 2010년 아이티 지진 당시 고려대 의료원 긴급구호팀 부단장을 맡아 출국했던 경험도 있다.
혈관외과와 신장이식을 전공한 박 씨는 몽골에서 혈액투석이 필요한 말기 신장병 환자들 치료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만 투석기 등 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어려움이 많았다. 결국 그는 2년여의 고생 끝에 지난 8월 말 몽골에 비영리 혈액투석 전문병원인 ‘아가페 기독병원’을 세웠다. 이 병원을 1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으로 확장하고 의과대학을 설립하는 것도 계획하고 있다.
코이카는 해외봉사상 국무총리상에 박 씨와 함께 김월림(아이티) 씨를 선정했다. 외교부 장관상은 조은제(에콰도르)·강도옥(가나), 코이카 이사장상은 김규훈·박정순(이상 우간다) 씨가 받았다.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KCOC) 회장상은 김성은(아이티)·박성락(케냐) 씨가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