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겸 동국대 교수 헌법학

검찰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서 현직 대통령에게 범죄 혐의가 있다고 했다. 이런 상황까지 오자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던 야당은 탄핵 정국으로 가기 위한 수순을 밟기 시작했다. 대통령 탄핵 요구는 야당뿐만 아니라 여당 일각에서도 나오고 있다. 이제 우리는 헌정사상 두 번째로 대통령 탄핵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헌법은 탄핵 제도를 국회의 탄핵소추와 헌재의 탄핵심판으로 이중 절차로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헌법은 탄핵소추 대상과 소추 요건, 헌법재판으로서 탄핵심판의 관할과 심판 정족수만 규정하고 있다. 그 외에 헌법재판소법은 탄핵심판 절차에 대해서만 규정하고 있다. 그래서 탄핵소추의 대상이 대통령이 되는 경우, 세부적인 사항에 대한 논란이 야기되고 있다.

먼저, 탄핵소추에서는 요건인 직무 집행에 있어서 헌법과 법률의 위배 여부다. 특히, 대통령이 형사사건에 연루되는 경우에 직접 수사할 수 없어서 법 위반 여부를 명백하게 밝히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에게 형사불소추 특권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탄핵 제도는 법 위반 여부를 명백하게 밝혀 재판에 회부하는 형사 절차가 아니기 때문에 법 위반을 형사사법 당국이 확인하는 정도로도 충분할 수 있다. 이는 과거 대통령 탄핵심판에서도 확인됐다.

국회가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를 의결하면 헌법에 따라 대통령의 권한 행사는 정지된다. 이는 대통령의 직무 수행이 탄핵심판 결정 때까지 한시적 불가를 의미하기 때문에, 헌법은 제71조에 국무총리와 법률이 정한 국무위원의 순서로 그 권한대행을 하도록 하고 있다. 여기서 법률은 행정부의 조직과 권한을 규정하고 있는 정부조직법을 말한다. 그리고 첫 번째 권한대행자인 국무총리가 유고(有故) 상황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헌법과 정부조직법은 권한대행의 순서를 정해 놓았다. 정부조직법 제22조는 국무총리의 직무대행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제26조 1항은 권한대행으로서 국무위원의 서열을 정해 놓고 있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의결로 인한 권한대행의 문제는 헌법과 법률이 순서를 정하고 있기 때문에 법적으로 미비한 점은 없다. 그런데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반이란 지위 이외에도 국민의 직접선거로 선출된 국가 대표기관으로서의 지위도 갖고 있다. 국무총리는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 기관이고, 국무위원은 국무총리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 자로 국민으로부터 직접 정당성을 부여받은 국가기관은 아니다. 그런 이유로 권한대행이 국가대표로서 가지는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논란이 있다.

헌법상 대통령의 권한대행은 대통령을 대신해 그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다. 권한대행도 헌법의 명문 규정에 따라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직무 범위가 헌법 규정에 따라 대통령의 권한 전반에 미친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권한대행은 임시적 성격을 가지기 때문에 현상 유지(現狀維持)에만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 다만, 국가의 안전보장이나 국익을 위해 당장 결정을 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면 대통령의 복귀나 후임자 선출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기 때문에 권한대행이 권한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

헌법은 국민투표를 거쳐 확정된 국가의 최고 규범이다. 정치적 또는 국민 정서적인 이유로 헌법 규정을 아니라고 부정할 수는 없다. 이번 대통령 탄핵 문제와 관련된 법리 논쟁은 헌법정신에 따라 명문 규정을 그대로 해석하면 해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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