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임기 단축 전제로 한 ‘조기 대선’ 준비 가능성
탄핵을 고리로 개헌 모색… 野 압박카드 활용 판단도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5일 야권의 ‘정기국회 회기 내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 움직임에 급제동을 걸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대통령 탄핵에 협조하면서 헌법 개정이라는 목표를 취하는 ‘빅 딜’을 노렸을 가능성부터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던 이른바 ‘질서 있는 퇴진론’을 되살리려는 시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적으로 주목받는 것은 ‘질서 있는 퇴진론’의 재부상 가능성이다. 실제로 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의원총회 발언을 통해 야3당이 추진 중인 ‘박 대통령 탄핵안의 12월 2일 또는 9일 본회의 의결’에 협조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하면서 ‘질서 있는 탄핵 절차’, ‘질서 있는 국정수습 노력’을 강조했다.
그는 국회가 준비 없이 박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할 경우 국정 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이유를 댔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지나치게 늦게 나올 경우 자칫 국무총리의 대통령 대행 체제가 박 대통령 임기 종료 때까지 이어질 수 있고, 반대로 결정이 지나치게 일찍 나올 경우 제대로 된 후보 검증도 못한 채 차기 대통령을 선출해야 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는 박 대통령의 임기 단축을 전제로 일정 기간의 과도체제를 거쳐 차기 대선을 치러야 한다는 ‘질서 있는 퇴진론’과 궤를 같이한다. 실제로 여권 관계자들은 이날 “박 대통령이 헌정사상 첫 ‘탄핵 대통령’으로 남지 않기 위한 대화가 물밑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청와대가 박 대통령의 탄핵만큼은 피하기 위해 새누리당 비주류와도 대화를 시작했다는 얘기다. 이런 시도가 성과를 거둘 경우 박 대통령이 국회 추천 총리에게 전권을 넘기고, 총리가 일정 기간 과도내각을 이끌며 조기 대선을 준비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정 원내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개헌파들이 박 대통령 탄핵을 수용하면서 전면적인 개헌 정국으로 국면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 원내대표가 전날(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조속한 개헌 논의 필요성을 강조한 게 이런 해석을 낳고 있다. 또 탄핵에 앞장서겠다고 선언한 김무성 전 대표도 개헌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새누리당 비주류 역시 개헌을 통한 권력구조 개편만이 새로운 모색을 할 수 있는 돌파구라고 판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개헌을 통해 전면적으로 정치권 새판짜기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정치적 생명을 보장받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당 지도부와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야권 주요 대선주자들이 모두 개헌에 부정적인 상황이지만, 탄핵을 고리로 걸 경우 야권을 압박할 수 있다는 판단을 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
관련기사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