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 확보되면 추가 기소 가능”
미르 · K스포츠재단 추가 출연
부정청탁 오갔는지 여부 ‘관심’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최순실(60) 씨와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이들에게 돈을 건넨 기업을 선별하기 위한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 씨에게 35억 원을 직접 넘겨준 의혹을 받는 삼성이나 미르·K스포츠재단에 추가 출연금을 약속하는 과정에서 부정청탁이 오간 것으로 의심되는 롯데와 SK 등에 대해 제3자 뇌물죄가 적용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은 25일 전날 압수수색한 롯데와 SK의 면세점 담당 임직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25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24일 롯데그룹 정책본부와 SK수펙스추구협의회 사무실 등의 압수수색 영장에 ‘뇌물죄’를 적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와 SK가 뇌물 혐의의 피의자 자격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 씨와 안 전 수석은 K스포츠재단 지원 명목으로 SK와 롯데에 각각 80억 원, 75억 원을 추가 요청했다. 롯데는 지난 5월 말 70억 원을 별도로 냈다가 6월 10일 검찰의 그룹 수사 착수 하루 전부터 5일에 걸쳐 돌려받았으며, SK는 지원 규모를 30억 원으로 축소해 제안했지만, 최종적으로는 무산됐다.
수사가 발 빠르게 뇌물죄 적용으로 향하자 직권남용과 뇌물을 동시에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법리적 검토도 관심사가 되고 있다. 롯데가 K스포츠재단에 추가 출연했던 70억 원의 성격이 박근혜 대통령과 공모한 최 씨와 안 전 수석의 강요로 어쩔 수 없이 준 돈인지, 아니면 불법 특혜를 노리고 자발적으로 준 돈인지에 따라 적용할 수 있는 혐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미 최 씨와 안 전 수석의 공소장에 롯데는 직권남용의 ‘피해자’로 적시돼 있다. ‘두려움을 느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추가 조사를 통해 대가성이 입증된다면 롯데는 특혜를 노리고 자발적으로 돈을 준 ‘가해자’가 된다. 검찰 관계자는 “기업별로 직권남용과 뇌물죄를 어떻게 적용할지 여러 가지 방안을 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의 행위에 대해 ‘피해자이자 가해자’가 될 수 있는지가 법적 쟁점이다. 법원 관계자는 “사실상 하나의 돈을 두고 ‘뺏긴 금액이자 준 금액’이라는 걸 설명하기 매우 어려우므로 그동안 동시 적용이 안 됐던 것”이라며 “거래된 돈의 성격을 매우 세밀하게 따져서 이 부분은 직권남용으로 인한 피해 금액이고 저 부분은 대가를 바란 뇌물이라는 게 입증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도 “이미 직권남용의 ‘피해자’로 돼 있다 하더라도, 공소장 변경이나 추가 기소를 통해 최 씨와 안 전 수석에 대해서는 물론, 대가성이 드러난 대기업들도 뇌물 혐의 적용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증거 확보가 먼저”라며 “압수수색 등을 통해 확실한 증거를 확보해야 추가 기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후연·송유근 기자 leewh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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