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개봉 ‘미씽’서 또 파격 변신

힘든 도전 결심前 수없이 갈등
‘공블리’떼버리고 싶지 않지만
이젠 영화서도 대박치고 싶어


“‘뭐든 하자’는 생각은 안 해요. 실망스러운 작품이 제 필모그래피에 끼지 않게 하려고 노력하죠.”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자신의 색깔을 선명하게 각인시켜온 공효진(사진)은 ‘영리한’ 배우다. 그는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멋진 주인공 역할이라도 이야기에 흥미가 없으면 안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며 “‘내가 하면 잘될 거야’라는 생각으로 매달리기보다는 에너지를 응축시켜 놓는 편이 나은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밝혔다.

그의 이런 선택 기준은 영화에서 더욱 선명하게 부각된다. ‘파스타’ ‘최고의 사랑’ ‘프로듀사’와 최근 종영한 ‘질투의 화신’ 등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에서 사랑스러운 연기를 펼치며 ‘공블리(공효진+러블리)’라는 별명을 얻은 그는 영화에서는 파격 변신을 이어왔다. 안면홍조증 비호감 교사(미쓰 홍당무), 당당하게 겨드랑이털을 기르는 여자(러브 픽션), 세 번째 결혼을 앞둔 싱글맘(고령화 가족) 등 여배우들이 다가가기 어려운 캐릭터를 개성 있는 연기로 보여왔다. 이에 대해 그는 “연기할 게 많고, 마음을 후벼 파는 캐릭터에 숨을 불어넣어 주고 싶어진다”며 “시나리오를 읽고, 그녀들이 자꾸 떠올라 뿌리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오는 30일 개봉하는 ‘미씽:사라진 여자’(감독 이언희)도 그가 이런 기준으로 선택한 영화다. 이 영화는 이혼 후 생계와 육아를 혼자 책임져야 하는 워킹맘 지선(엄지원)이 자신의 아이를 친자식처럼 돌봐주던 중국인 보모 한매(공효진)가 갑자기 사라진 후 실종된 한매와 아이를 추적하는 5일간의 이야기를 그렸다.

공효진은 중국어 대사를 하고, 처절한 모성애를 표현해야 하는 힘든 ‘도전’을 결심하며 갈등도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처음에는 중국 배우가 맡아야 할 배역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근데 시나리오를 읽고 며칠 동안 계속 한매가 떠오르더라고요. 제 속에서 ‘캐릭터는 좋아도 무모한 도전이야. 하지 말자’라는 생각과 ‘아니야. 이 역할은 꼭 네가 해야 돼. 네가 캐릭터를 살려줘’라는 생각이 부딪히다가 제가 중국인이라고 생각하고 중국어 대사를 소화하기로 결정했죠.”

연기 인생 18년 차에 접어든 그는 이제 영화 쪽으로 방향을 잡고, 관객의 신뢰감을 얻고 싶다고 밝혔다.

“제가 직감이 좋아요. 사람들이 제게 뭘 원하는지, 어떤 걸 지겨워하고 또 어떤 건 봐도 지겹지 않은지 잘 알죠. 요즘 ‘마블리(마동석)’도 있지만 제가 ‘블리’계의 원조잖아요(웃음). ‘로코퀸’이란 수식어를 떼버리고 싶지는 않지만 드라마에서는 이미지를 쌓을 만큼 쌓은 것 같아요. 이제 영화에서 전투적으로 쌓아야죠. 지금까지는 흥행에 연연하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상업적인 냄새를 풍기고 싶어요. 송강호 선배같이 관객에게 신뢰감을 주는 배우가 돼야죠.”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사진=메가박스㈜플러스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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