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렇듯 많은 사람이 탈모를 겪고 있지만, 주목할 것은 탈모라도 모두 같은 탈모가 아니라는 것이다. 탈모는 원인과 증상에 따라 남성형 탈모, 여성형 탈모, 원형 탈모, 반흔성 탈모 등의 다양한 유형으로 구분된다. 아이돌 멤버가 겪고 있는 탈모는 유전으로 인해 발생하는 남성형 탈모가 아닌 두피 병변 주위의 머리카락이 빠지면서 그 범위가 점점 넓어지는 원형 탈모로, 탈모의 유형 중에서도 정확한 원인 파악이 어려워 치료 방법 또한 까다로운 난치성 탈모에 속한다.
이정열 고운세상인천피부과의원 원장은 “탈모의 유형 중 가장 많은 환자가 앓고 있는 탈모는 바로 유전으로 인해 발생하는 남성형 탈모”라며 “남성형 탈모는 다른 탈모 유형에 비해 원인이 명확히 밝혀져 있고, 적절한 의학적 방법을 통해 충분히 치료할 수 있는 만큼 초기에 발견해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민간요법에 의지해 치료 시기 놓치는 탈모 환자들=최근 TV나 인터넷을 통해 탈모 방지 샴푸, 어성초 등의 민간요법이 탈모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광고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샴푸로 머리카락이 새까맣게 자라고 어성초 에센스를 뿌리는 것만으로 탈모가 치료되며, 마시기만 하면 머리카락이 자라는 음료 광고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탈모 치료에 이처럼 기적적인 방법은 현재까지 과학적으로 증명된 바 없다. 머리카락이 자란다는 시중의 수많은 탈모 방지 샴푸들은 대개 두피 자극을 최소화하기 위한 천연 성분이나 두피 각질을 개선하는 ‘살리실산’ 등을 함유하고 있다. 따라서 두피 환경을 청결히 관리하기 위한 보조적 차원에서는 효과적일 수 있으나, 발모나 모발 굵기 증가와 같은 탈모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탈모 예방에 좋다고 알려진 검은콩 역시 많은 양의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어 모발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으나, 우리가 흔히 먹는 소량만으로는 큰 효과를 볼 수 없다. 이 밖에도 빗으로 두드리기, 찬물로 머리감기 등 수많은 탈모 관련 속설은 뚜렷한 효과가 없는 낭설일 뿐 오히려 탈모 증상을 더욱 악화시키거나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게 해 더 많은 시간적, 경제적 손실을 불러 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초기 남성형 탈모는 먹고 바르는 약물 통해 호전=현재까지 가장 효과적으로 알려진 남성형 탈모의 치료 방법은 약물을 통한 치료다. 탈모는 한번 증상이 나타나면 계속해서 심화되기 때문에 모발이 조금이라도 더 많이 남아있는 초기부터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초기 탈모는 약물만으로 충분히 치료할 수 있는데,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및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받은 탈모 치료제에는 먹고 바르는 약물 두 가지가 있다. 먹는 탈모 치료제의 경우 남성형 탈모의 원인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의 생성을 억제하는데, 임상 연구를 통해 90% 이상의 탈모 억제 효과와 70% 이상의 발모 효과를 입증했다. 다만 이 같은 효과는 복용 후 3개월 이후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1년경과 시점에서 극대화되기 때문에, 최소 1년 이상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좋다. 먹는 치료제와 함께 바르는 치료제를 하루 2회 두피에 바르면 혈액순환을 개선해 탈모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주사요법, 자기장 등 병행하면 증상 개선에 도움=기본적인 약물치료와 함께 주사요법이나 자기장 치료 등을 병행하면 탈모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외에도 이미 치료 시기를 놓쳐 탈모가 심하게 진행됐거나 약물치료를 오래 했음에도 불구하고 효과가 없다면 모발 이식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모발 이식수술은 DHT의 영향을 받지 않는 후두부 모발을 채취해 탈모 부위에 이식하는 수술이다. 한 번 심은 모발은 영구히 탈모가 일어나지 않고, 비교적 단시간 내에 외양을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정열 원장은 “정수리 부위의 머리카락이 뒷머리에 비해 얇아지고 이마선을 따라 M자 형태로 후퇴하거나 하루에 빠지는 머리카락의 수가 100개 이상이라면 탈모를 의심해 볼 수 있다”며 “탈모가 의심되거나 스스로 증상을 인지했다면 하루라도 빠르게 가까운 피부과를 찾아 전문의의 정확한 검진을 받는 것이 탈모 치료의 왕도”라고 말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