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굳은 표정으로 제3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굳은 표정으로 제3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법조계, 담화 내용 분석

“私益 추구한 적 없다는 점 강조
특검 앞두고 ‘무죄 주장’한 셈
기업 진술과 달라 설득력 낮아”


30일 검찰은 박근혜 대통령이 제3차 대국민 담화를 통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한 의혹을 모두 부인한 데 대해 부글부글 끓는 기류다.

헌법을 악용해 검찰의 거듭된 대면조사 요청을 끝내 거부한 박 대통령이 “사익을 취하지 않았다”는 짧은 말로 한 달여 간의 검찰 수사를 사실상 모두 부정한 데 대해서다. 검찰은 특히 박 대통령의 3차 담화가 정치적 책임만 인정하고 법리적 책임은 부인하려는 노림수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별검사의 칼날도 박 대통령의 제3자 뇌물수수 혐의 입증에 맞춰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무죄 주장’을 선제적으로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지난달 27일부터 35일간 집중 수사를 통해 박 대통령의 범죄 혐의를 상당수 발견했음에도, 이 같은 범죄 혐의를 부인하고 아예 무시하는 듯한 박 대통령의 태도는 전혀 달라진 게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과 관련, “공적인 사업이라 믿었다. 어떤 개인적 이익도 취하지 않았다”는 말로 ‘선의’를 강조하고, 동시에 ‘공적인 사업’이기에 제3자 뇌물수수죄 요건인 ‘대가성’도 없다는 사실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자신은 대기업 총수들과의 독대에서 각종 대가를 언급한 적이 없고, ‘비선 실세’ 최순실(60) 씨가 기업들을 상대로 특정한 대가를 제시하며 추가 출연 요구를 했더라도 자신이 관여한 바 없다는 점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검사 출신 변호사는 “담화를 통해 자신의 선한 의도를 강조하며 최 씨와의 관련성을 차단해 법적 책임이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검찰 수사 결과를 보면 박 대통령의 주장은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박 대통령은 두 재단 모금과 관련, 기업 선의에 따른 ‘자발적 모금’을 주장했지만, 출연 기업들은 “세무조사를 당하거나 인허가의 어려움 등 기업 활동 전반에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돈을 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또 박 대통령이 최 씨의 청탁을 받고 권력을 이용해 KT 인사에 관여하고 최 씨 딸 정유라 씨의 초등학교 동창 아버지 회사의 현대자동차 납품에 관여한 사실이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이 같은 박 대통령과 최 씨 간의 연관성을 볼 때, 향후 특별검사의 수사에서 박 대통령의 제3자 뇌물수수 혐의가 더욱 구체화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박 대통령이 롯데·SK그룹 총수를 독대한 이후 면세점 추가 선정 정책을 정부가 내놓고, 동시에 최 씨가 좌지우지한 K스포츠재단이 이들 기업에 추가 투자를 요구한 것에 대해 제3자 뇌물수수죄 적용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박 대통령이 검찰 수사에 이어 특검 조사도 거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특검 수사의 중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박 대통령이 ‘이미 대국민담화 등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는 등의 핑계를 대며 특검 수사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 서면조사를 요청하며 특검의 대면조사 요청을 차일피일 미루다 수사 막판에 약식으로 조사 받으려 할 가능성 등이 거론된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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