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가다가 갑자기 ‘아동 착취’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우리의 머릿속에는 무엇이 떠오를까? 아마 개발도상국에서 아이들이 적은 돈을 받고 생활하는 것이라든지, 한 번쯤 들어본 ‘카카오 따는 아이들’ 정도가 생각날 것 같다.

나 또한 그렇게 생각했었고, 이런 문제는 결국 ‘나와는 관련 없는’ 일로만 여기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착취’라는,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은 이 개념이 우리나라에서도 사회적·경제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착취’의 사전적 의미는 “계급 사회에서 생산 수단을 소유한 사람이 생산 수단을 갖지 않은 직접 생산자로부터 그 노동의 성과를 무상으로 취득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주제가 ‘생산자와 노동자’ 사이의 관계보다 ‘어른과 어린이’ 사이의 심각한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물론 어른들의 관점에서는 아동을 대신해 결정을 내리고 아동에게 다양한 행동을 하도록 지시하는 이런 행위들이 ‘어린이의 꿈을 이뤄주기 위한 최대의 노력’이라고 하겠지만, 아동들은 ‘우리나라의 미래’라는 꼬리표를 단 채 본의 아니게 어른들 기대에 충족하기 위해 노력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많은 어린이나 청소년들은 예체능 활동을 하거나 아르바이트 또는 기본적인 학업 생활을 하면서 착취와 폭력의 현장에 보내진다. 뉴스에서 접하는 불공평한 임금 지급, 학교폭력 등의 문제 또한 착취의 예이다. ‘사랑의 매’라면서, ‘너를 교육하기 위해서’라며 훈육을 빙자한 체벌과 언어폭력도 심각한 문제 중 하나다.

유엔에서 발간한 ‘유엔 아동폭력보고서’에서는 “어떤 아동폭력도 정당화할 수 없다. 모든 아동폭력은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우리는 하나의 인격체로서, 이런 착취와 폭력을 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고 이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 현실에서 우리의 인권이 반영되고 숨겨지지 않기를’ 바란다. 어른들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고 우리의 꿈을 이루기 위한 목소리를 내며 우리 스스로를 존중해야 할 것이다.

박준영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어린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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