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겁니다 / 우시쿠보 메구미 지음, 서라미 옮김 / 중앙북스

나는 아이 없이 살기로 했다 / 메건 다움 외 지음, 김수민 옮김 / 현암사


이 둘 중 어떤 사회가 더 걱정스러울까. 연애를 안 하는 사회와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사회. 얼핏 비슷해 보이는 이 두 문제를 전혀 다른 시각으로 다룬 책 두 권이 동시에 출간됐다.

‘연애 안 하는 사회’에 대한 건 일본 이야기이고, ‘아이를 낳지 않는 사회’는 미국 얘기다. ‘연애,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겁니다’는 일본 사회의 ‘연애를 안 하는 젊은이’의 문제를 그대로 놔뒀다가는 필시 터지고 말 시한폭탄처럼 다루고 있는 반면 ‘나는 아이 없이 살기로 했다’는 ‘아이 낳지 않는 어른’을 모성본능의 신화와 비(非)부모에 대한 편견에 맞서는 용기로 다루고 있다. 앞의 책은 젊은이들이 연애를 안 하는 이유를 사회구조 속에서 찾고, 뒤의 책은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를 여성을 옭아매는 모성을 벗어던진 개인의 자유나 선택의 차원에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먼저 일본 젊은이들의 연애를 다룬 책 얘기부터. 저자는 20대 여성의 70%, 남성의 80%가 연인이 없는 일본 사회의 현상을 자료와 취재로 드러내고 그 배경과 이유를 세밀하게 분석한다. 저자가 지목하는, 일본 젊은이들이 연애를 못 하는 이유는 신자유주의로 인한 비정규직 양산, 장기 저성장 시대로 인해 뚜렷해진 계층화 심화, 초정보사회의 도래, 인스턴트식 성문화, 성인이 된 자녀에 대한 부모의 과보호 등 다양하다. 저자는 근원적인 문제의 해결 없이 이런 추세가 가속화되면 일본은 앞으로 30년 안에 지금보다 훨씬 더 심각한 저출산 고령화 사회를 맞이하게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런 지적과 함께 저자는 다양하게 분화하는 결혼의 형태를 소개하고 있다.

몸과 마음을 온전히 바치는 ‘연애’가 아닌 가벼운 ‘연대’의 취지로 이뤄지는 결혼과 결혼해서 얻어질 이득을 가격 대비 성능 즉 ‘가성비’로 따져서 하는 결혼 등을 인정해주고 혼인 대신 사실혼인 동거를 유지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나는 아이 없이 살기로 했다’는 아이를 낳지 않기로 한 삶을 살고 있는 작가 16명의 글을 모은 책이다. 이 책은 자발적으로 아이를 낳지 않기로 한 이들의 입을 통해 신화화된 모성의 가치에 의문을 제기한다. 왜 부모가 되지 않는 삶을 선택한 이들은 이기적이라는 비난을 받아야 하고, 어딘가 문제가 있는 거 아니냐는 의심을 받아야 하며 사회적 압박을 받아야 하는 것일까. 책의 저자들은 처음부터 아이를 좋아하지 않았거나 아이 없는 삶에서 나름의 이유를 찾았거나, 한때 아이를 원했으나 그게 진정한 마음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된 경우도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아이 없이 사는 삶의 방식을 선택했을 뿐, 철없고 미성숙하며 이기적인 사람들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자신들이 아이를 낳고 싶어 낳았으면서도 멸종위기에 놓인 종족의 생존을 확보하거나 인구가 부족한 나라를 채우기 위해 희생한 것처럼 으스대는 이들의 문제를 지적하며 그와 마찬가지로 자신들도 그저 ‘낳고 싶지 않아 낳지 않았을 뿐’이라고 강변한다.

두 책은 비슷해 보이는 출발지점에서 시작하지만, 하나는 시급히 개선돼야 할 사회문제로, 다른 하나는 금기나 관행에 대한 거부의 문제로 다뤄지고 있다. 두 책을 함께 읽는다면 일본과 미국 사회의 연애와 결혼, 출산 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극명한 차이를 비교해 볼 수 있겠다.

박경일 기자 park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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