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불과 100m 떨어져 ‘청와대 포위’

시민들의 “대통령 퇴진” 외침이 청와대 ‘100m’ 앞에서 울려퍼졌다.

3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6차 촛불집회에서는 사상 최초로 청와대 100m 앞 분수대 지점까지 집회와 행진이 허용됐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대통령 관저 100m 이내의 장소에서는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할 수 없다.

100m가 청와대 인근에서 시민들이 집회·시위를 할 수 있는 법률적 보장 거리인 것이다. 하지만 청와대 100m 앞까지 집회나 시위, 행진 등이 실제로 허용된 적은 이전까지 없었다.

촛불집회를 주최하는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이 앞서 신고한 7건의 집회 지점에는 청와대에서 불과 100m 떨어진 126맨션과 효자치안센터 앞 인도가 포함됐다.


12개의 행진경로에도 126멘션을 비롯해 청와대 인근인 신교동로터리 등이 들어갔다.

이에 경찰은 집회 7건 모두와 행진경로 중 1개에 대해 금지통고하고, 6개 경로에 대해 조건부(사직동주민센터 및 율곡로 남단 시민열린마당까지만 행진) 허용했다.

하지만 서울행정법원(재판장 김정숙)은 3일 퇴진행동이 제기한 경찰의 금지·제한통고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이에 청와대에서 100m 떨어진 126멘션·효자치안센터 및 자하문로 16길21 앞 인도에서의 집회와 126멘션 앞 도착 혹은 신교동로터리를 거치는 경로의 행진은 오후 1시부터 5시30분까지 허용됐다.

청와대를 동·서·남으로 둘러싼 집회가 가능해진 것이다.

광화문에 모인 시민들은 오후 4시부터 삼청동길 등 3개 경로로 나뉘어 ‘청와대 포위’ 행진에 돌입했다.

퇴진행동 측에 따르면 오후 4시40분 기준 40만명이었던 행진 인파는 불과 20분이 지난 5시에 50만명으로 늘어났다.

대열은 광화문에서 청운동주민센터 앞까지 이어졌고, 행진 선두에 선 세월호 유가족은 청와대가 보이자 오열하기도 했다.

경찰 차벽 앞에선 시민들은 선명히 보이는 청와대를 향해 “경찰들은 물러가라” “박근혜는 물러가라” “박근혜를 구속하라” “김기춘도 구속하라” “재벌총수 구속하라” “세월호를 인양하라” 등을 외쳤다.

‘하야가’를 따라부르거나 자신들을 막아선 경찰을 향해 준비한 국화꽃을 던지는 장면도 연출됐다. 일부 시민은 경찰에게 물을 주기도 했다.

구호나 피켓에서는 이전 집회까지 있었던 ‘최순실’이 보이지 않아 이번 사건에 대한 시민들의 시선이 ‘최순실 게이트’에서 ‘박근혜 게이트’로 변해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시민들은 청와대 앞 집회를 마친 후 광화문광장으로 돌아가 오후 6시부터 본 집회에 참여한다.

이날 집회는 지난 30일 박 대통령이 3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후 처음으로 열리는 촛불집회이다.

담화에서 박 대통령은 “대통령직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며 사실상 하야할 뜻이 없음을 알렸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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