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하, 종교단체 설립도 당분간 제한할 작정입니다.”

김동일이 대뜸 말했으므로 서동수가 풀썩 웃었다. 무슨 말인지 대번에 알았기 때문이다. 남북한 통일이 되고 나서 가장 적극적으로 북한 땅에 옮겨가려는 조직이 종교단체다. 처음에는 뭘 모르고 받아들였던 북한 정부는 순식간에 이쪽저쪽에서 솟아오르는 십자가를 보고 기절초풍을 했다. 한 달 만에 평양 시내에 솟아난 지붕 위의 십자가가 4985개나 되었던 것이다.

그것을 본 김동일이 벽력 같은 호통을 쳤고 그 다음 날 십자가는 모조리 철거되었다. 목사들도 추방된 것은 물론이다. 그들로서는 온갖 물품을 교회에 쌓아놓고 있었던 터라 항의도 대단했다. 북한 주민들을 도와주려는 의도였지 십일조 따위는 생각지도 않았다고 항변했지만 북한 정부는 듣지 않았다. 그것으로 연방정부에 민원이 쏟아져 모두 골머리를 앓았다. 애꿎은 연방 관리들만 시달린 것이다. 김동일이 말을 이었다.

“북한도 본래부터 종교 자유가 있었습니다. 바쁘니까 종교를 갖지 못하게 된 것이지요.”

“아, 그럼요.”

서동수가 웃음 띤 얼굴로 말을 받았다.

“연방정부도 민원이 쏟아지고 있지만 북한 자치정부에 맡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각하.”

긴장이 풀린 김동일의 얼굴에도 웃음이 떠올랐다.

“토지개혁이 끝날 때까지만이라도 제한할 작정입니다.”

서동수가 머리를 끄덕였다. 김동일의 북한 정부는 연방의 지원을 받아 토지개혁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남한은 1950년 3월, 6·25전쟁이 일어나기 3개월 전에 농지개혁 법안이 확정되었다. 농지의 사유화다. 이 농지개혁으로 농민들의 소유의식이 증폭되고 이것이 공산주의자들의 선동에 넘어가지 않게 된 원인이 되기도 했다. 그때 김동일이 말을 이었다.

“우리는 농지개혁을 70년 만에 하는군요.”

“그러니 시행착오가 훨씬 줄어들 것입니다.”

서동수가 위로했다. 이제 농지, 토지가 사유화되고 나서 남북한 주민의 본격적인 이주가 시작될 것이었다. 저녁 7시 반, 둘은 김동일의 별장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옆방으로 자리를 옮겨 술을 마시는 중이다. 서동수는 어제 일본 방문을 마치고 곧장 평양으로 날아온 것이다. 그러고는 오늘 미국과 일본의 국빈 방문 내용을 김동일에게 먼저 이야기해 주었다. 서동수가 소주잔을 들면서 말을 이었다.

“아베 총리는 한·일 동맹과 평화에 대해서 제의를 했다고 발표를 했는데 나는 내일 기자회견을 할 겁니다.”

김동일의 시선을 받은 서동수가 빙그레 웃었다.

“나는 아베 총리한테 대마도 반환을 요구했다고 할 겁니다. 실제로 공항에서 같이 차 타고 가면서 그 이야기를 했거든요.”

놀란 김동일이 숨을 들이켰고 서동수가 말을 이었다.

“아베 총리는 펄쩍 뛰었지만 말을 내놓는 것이 의미가 있습니다. 아베 총리가 평화를 내놓은 방법과 비슷하지요.”

“그렇군요.”

김동일의 두 눈에 생기가 돌았다.

“대마도를 우리가 탈환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명령만 내리시면 100만 명 동원도 가능합니다.”

그렇다. 지금 남북한 군(軍) 개편이 이뤄지는 중이지만 100만 명 군 동원도 이틀이면 될 것이다. 대마도까지 군대를 몇 겹으로 세울 수도 있다. 그때 여자들이 다가왔다. 파티에 여자들이 빠질 수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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