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편향적 특검보들 배제
예리한 공격 최대한 회피 전략
피의자가 지명 부적절 지적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할 박영수 특별검사와 청와대가 특검 출범 초반부터 치열한 기세 싸움을 벌이고 있다. 박 특검은 강도 높은 수사를 예고하고 있고 청와대는 최대한 특검 수사의 예봉을 피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박 특검의 특검보 및 파견검사 ‘인사’에 불쾌감을 나타냈다는 ‘설’도 전해진다.

6일 검찰 안팎에 따르면 청와대가 법적 시한인 3일을 꽉 채워 박 특검이 요청한 8명의 특별검사보 후보 중 4명을 지명한 것은 박 특검의 인사에 대한 ‘불만’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박영수 특검을 임명할 때는 야당에서 후보를 내놓은 지 하루 만에 결정했다”며 “주말이 끼어 있다 해도 2일에 요청받고 5일에 특검보를 지명한 것은 무언의 항의의 표시로 읽힌다”고 말했다. 특검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특검이 요청한 8명의 특검보 후보자 중 3일 이내 4명을 특검보로 임명해야 한다고 돼 있다.

4명의 특검보 임명도 더 호된 ‘공세’를 피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탈락한 후보의 면면을 보면 청와대의 고민을 알 수 있다”며 “최대한 특검팀의 예봉을 피하기 위한 특검보 임명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검보 후보 중 이재순 변호사는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공개 지지하는 등 야당색이 뚜렷한 인사다. 임수빈 변호사는 검사 시절 2008년 광우병 파동과 관련해 MBC ‘PD수첩’ 제작진 기소 여부를 두고 검찰 수뇌부와 갈등을 빚어 사직한 인물이다. 최운식 변호사는 2012년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장을 맡은 적이 있다.

한 검찰 관계자는 “특검보에 임명된 검사 출신 세 분 모두 수사력과 인품에서 조직 내 신망이 두터운 분”이라면서도 “탈락한 검찰 출신 면면을 보면 대통령이 이들을 임명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0명의 파견검사에 대한 인사 발령이 지연된 것에도 청와대의 ‘불만’이 반영됐다는 설이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의 특검 파견을 두고 ‘특검의 중립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며 특검에 윤 검사의 파견을 재고해 달라는 요청을 하라고 법무부에 지시를 내렸다는 설이 있다”며 “이미 박 특검이 윤 검사를 수사팀장이라고 밝히고 공개회동을 하는 등 사실상 특검 파견이 공식화된 상황에서 법무부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가 5일 오후에야 발령을 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실상 조사를 앞둔 피의자가 자신을 조사할 수사관을 지명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민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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