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윤 한국군사과학포럼 대표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국회에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발의되는 등 군통수권자의 리더십 붕괴로 총체적인 안보 위기 정국(政局)이다. 게다가 북한의 위협은 더욱 고조되고 있어 국방안보전략 컨트롤타워의 작동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지금 북한은 군사·외교적으로 우리를 시험하고 있다. 유엔 대북 제재를 비웃듯 북한은 핵탄두 소형화·경량화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주운반체인 다종의 탄도미사일 일부는 이미 전력화 상태이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도 상당한 수준으로 진화 중이다. 남북 간 군사력 균형은 이미 북쪽으로 기운 상태다. 이에 고무된 김정은의 군 행보가 활발하다. 지난 한 달 동안 9차례나 군부대를 찾았다. 최근 제525군 직속 특수작전 부대 방문에 이은 전투비행술 경기대회 참관이 주목을 끈다. 이들이 기습공격과 배합 전략상의 핵심전력이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우리 군의 내부 핵심 사이버망까지 북한으로 추정되는 해킹 세력에 의해 뚫리는 사건이 일어났다. 주요 군사비밀이 북한으로 유출됐다면 여간 심각한 일이 아니다.

외교적으로도 북한은 공세로 전환, 미·중과의 평화협정 관련 대화로 우리를 압박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이후 잠시 관망 중이나 향후 기회를 포착해 미·북 협상 카드로 우리를 교란하려 들 것이다. 그간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에 이어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가 ‘비핵화-평화협정 회담 병행’을 끊임없이 주장해 온 터라 우려가 크다. 이에 더해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으로 한반도 안보의 불확실성은 한층 더 커졌다. 동맹 관계를 구성하고 있는 주둔군 정책 및 군사력 운용 전략, 방위비 분담금의 틀이 어떻게 변화할지 우려스럽게 지켜봐야 하는 처지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우선, 국가 국방안보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범정부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국익 관련 정책에 대한 전략적 관리가 급선무다. 국가 이익과 관련한 사안에 대해서는 공직자들이 같은 방향을 보고 내용을 공유해야 한다. 전략적 판단 없이 등 떼밀려 가는 듯한 외교는 금물이다. 일관성 유지가 필수다. 논란이 일고 역풍이 거세더라도 일단 결정된 국방안보 정책은 일관성 있게 밀고 나가야 한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도입 배치와 최근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체결도 마찬가지다.

다음으로, 고위 공직자들은 해외 활동 시 전략적으로 조율된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정책에 반하는 개인적 돌출 발언으로 신뢰와 협상력을 훼손해선 안 되기 때문이다. 최근엔 방위사업청장의 신중하지 못한 워싱턴 발언이 문제가 됐다. 차기 트럼프 행정부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할 경우 우리가 수용할 수밖에 없음을 공식 석상에서 밝힌 것이다. 협상 상대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을 굳이 밝힐 필요는 없다. 나중에 입장을 바꿀 경우 동맹 간의 신뢰만 훼손된다.

마지막으로, 트럼프 정부를 맞아 주눅 들지 말고 당당하게 맞설 수 있도록 인적 채널을 확대하는 한편, 현안별 정교한 대응 방안도 갖춰야 한다. 방위비 분담의 경우 지원 항목과 비용 계상, 정산까지 보편성과 형평성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 나아가 미국 주둔군의 미 국익도 상당하다는 점을 객관적·과학적 근거로 입증하는 일 또한 중요하다. 특히, 아태지역에서 가장 잘 기획된 평택기지가 군사전략적으로 미 국익에 크게 기여할 자산임을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

나라가 혼란스럽다. 국방안보 당국자들은 중심을 잡고 흔들림 없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그래야 국가 국방안보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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