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망명 뒤 국경경비 강화

엘리트 계층 탈북이 속출하면서 북한 당국의 국경 경비가 강화돼 탈북 비용이 최고 1800만 원까지 급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11월 한국에 들어온 탈북민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7일 국내 탈북지원단체 등에 따르면 북한에서 중국을 거쳐 동남아시아 등 제3국으로 탈북하는 데 드는 비용이 최근 1500만∼1800만 원대로 치솟았다. 지난해까지는 북한 내부에서 중국까지의 탈북 비용이 1인당 평균 800만 원, 중국에서 동남아까지 평균 150만∼200만 원의 비용이 필요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사이에 거의 2배로 오른 셈이다. 이는 탈북을 원하는 북한 주민은 많은 반면, 탈북 창구는 제한되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탈북 비용은 브로커에게 지급되는 비용과 탈북 과정에서 들어가는 체류비 등으로 구성된다.

탈북 비용 증가는 북한의 엘리트 계층과 중산층의 탈북이 늘면서 북한 당국의 국경 경비대의 도강 통제 강화, 도강 담당 브로커 색출, 중국의 검문검색 강화 등의 환경도 반영됐다.

여기에 12월 들면서 북한군의 동계훈련이 시작됐고,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일을 앞두고 북한이 잦은 총화·집회 등을 통해 내부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도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중 국경을 통한 탈북은 아니지만 지난 8월 태영호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의 귀순도 탈북 통제를 강화하는 요인이 됐다. 중국에서 활동하는 한 탈북 브로커는 “탈북 브로커 비용도 치솟고, 경비가 너무 강화돼 북한 내부에서 당분간 탈북은 어렵다는 기류가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올해 1∼11월 한국에 들어온 탈북민은 126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7% 증가했고 지난 11월 말 기준으로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은 3만62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2011년 말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북한 당국의 국경 통제 및 탈북 처벌 강화 등의 영향으로 2011년 2706명, 2013년 1514명, 2015년 1276명 등 지속적으로 줄어들었던 탈북민 숫자가 올해 처음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일부 관계자는 “올해 연간 탈북민은 1400명에 달할 것”이라면서 “다만 이들 가운데는 중국에서 몇 년 머물다 국내로 들어온 경우가 많고, 북한 내부의 탈북이 위축되고 있는 최근의 상황은 통계에 반영되지 않는 점이 있다”고 말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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