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사례 참고해 매뉴얼 작성
全軍 지휘경계령으로 첫 업무
다음날 대국민담화·NSC 소집
경제부총리 인선 마무리 관심
8일 총리실에 따르면 12년 전인 2004년 노 전 대통령 탄핵 후 헌정사상 첫 대통령 권한대행을 한 고 전 총리의 사례를 참고해 ‘대통령 권한대행 매뉴얼’을 작성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권한대행인 황 총리는 탄핵이 가결된 직후 직무가 정지되는 박 대통령을 대신해 100만여 명의 공무원에 대한 인사권과 군통수권, 그리고 대통령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외빈을 접대하는 등 대통령의 모든 권한을 대행하는 막강한 권한을 한시적으로 갖게 된다.
황 총리는 가장 먼저 전군에 지휘경계령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상황 오판에 따른 국지도발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국민들이 안보공백에 대해 지닌 불안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황 총리의 다음 행보는 각국 주재대사관을 통해 한국의 대외정책 변화가 없다는 내용을 알리도록 윤병세 외교부 장관에게 지시하는 일이다. 또 12월 중순으로 추진되던 일본 도쿄(東京)에서의 한·중·일 정상회의 등 임박한 정상 외교 일정에 대해 불참을 비롯한 입장 변화를 일본과 중국 정부에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치안 분야의 경우에도 고 전 총리가 당시 행정자치부 장관에게 전국 경찰의 경계태세를 강화하도록 했던 사례를 참고할 것으로 보인다.
황 총리는 탄핵 다음 날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개최할 예정이다. 황 총리가 경제부총리 인선을 마무리할지도 관심사다. 인사권을 갖는 만큼 그는 탄핵안 가결 후 시장에 안정적인 신호를 보내기 위해 경제총괄사령탑인 경제부총리 인선에 정치권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밝힐 가능성도 있다. 물론 유일호 경제부총리를 유임할지 아니면 후임으로 내정된 임종룡 금융위원장으로 교체할지에 대해서는 박 대통령과 비공식적 상의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황 총리는 박 대통령이 1차 대국민담화를 한 직후인 지난 10월 29일 국무위원 간담회를 주재한 이후 사실상 국정 주요 현안을 총괄 점검해 왔다. 박 대통령이 쏟아지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의혹으로 인해 사실상 국정운영에 손을 놓고 있었던 만큼 그는 총리-부총리 협의회를 통해 국정을 챙겨왔다. 황 총리는 협의회 참석범위를 주요부처 장관까지 확대해 상설기구로 운영해왔다.
협의회는 엄중한 국정 상황에 대응해 국정 현안에 대한 인식을 내각이 공유하고 내각의 팀워크를 강화함으로써 사실상 포스트 탄핵을 앞둔 비상시국에서 예행연습을 한 셈이 됐다. 박 대통령의 리더십이 상실된 촛불 정국에서 황 총리는 한 달여간 눈에 보이지 않게 국정 컨트롤 타워 기능을 강화하며 국정 현안을 선제적으로 관리해왔다. 황 총리는 14차례 총리-부총리 협의회를 주재하며 41건의 지시를 했고 4건의 부처 건의사항을 수용하며 국정을 관리해왔다.
정충신·인지현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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