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들 말 뒤집으면 위증죄
대기업 대가성 규명 쉽지않아
지난 6∼7일 진행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관련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약이 될까 아니면 독이 될까. 일단은 다수 증인들이 “모른다”는 답변으로 일관해 특검 수사에 난관이 예상된다는 관측이다. 반면에 뚜렷하게 규명된 사실은 없더라도 특검팀에 충분한 참고자료가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검팀은 이틀 동안 진행된 국회 청문회 전 과정을 모니터링했다. 국정농단 사건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로부터 넘겨받은 수사 자료와 함께 향후 수사 방향을 논의하는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국회 청문회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한 대기업 대표들과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등 대부분 증인들이 ‘모르쇠’ 진술로 일관했지만 특검 입장에서 보면 수사 전에 의혹 당사자들의 방어논리를 미리 볼 수 있는 기회도 갖게 된 게 사실이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8일 “위증죄 처벌을 우려해 증인들이 앞으로 국회에서 했던 말을 뒤집기 어렵다”며 “특검팀 검사들은 소환 대상자들의 진술을 미리 한 번 본 것이나 마찬가지고 다음 단계 질문을 구상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인들 사이에서 엇갈린 진술도 특검팀이 파고들 수 있는 부분이다.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은 김 전 비서실장 및 김 전 차관과의 만남을 두고 “최 씨가 ‘실장께서 전화를 주실 것’이라고 말한 후 전화가 와 약속을 잡고 찾아갔고, 공관 밖에 먼저 와 있던 김 전 차관과 같이 들어가 인사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김 전 실장은 “박 대통령의 지시로 차 씨를 만났다”고 주장했다. 김 전 차관은 “김 전 실장과 차 씨가 따로 만나고 있다가 내가 나중에 들어갔다”고 했다. 특검이 이들의 진술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최 씨가 박 대통령에게 얼마나 큰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등을 파악할 수도 있다. 반면에 법조계에선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대기업 대표들의 진술로 볼 때 험난한 수사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 6일 청문회에 나온 대기업 대표들은 미리 말을 맞춘 듯 두 재단의 기부금 출연에 대해 “대가성이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대기업 대표들이 특검 조사에서 진술을 바꾸지 않는 이상 대가성을 입증하기란 쉽지 않다. 이와 관련, 구체적 사안별로 대가성이 드러나지 않더라도 처벌할 수 있는 ‘포괄적 뇌물죄’를 적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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