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보온성 다 살리는 아이템
조끼형·재킷형 선택 폭 넓고
‘깔깔이’보다 더 얇게 압착돼
코트 속에 레이어드해도 ‘굿’
한때는 겨울옷이 죄다 ‘파카(parka)’였다. 요즘엔 이 말보다 ‘패딩(padding)’이 더 많이 쓰인다. 오리털 파카보다 덕다운 패딩이 익숙해진 지 오래지만 굳이 의미를 되짚어 보자면, 파카는 본래 에스키모가 입는 후드(모자) 달린 모피 웃옷을 뜻한다. 지금은 보온성이 강화된 겨울옷을 통칭하는 말이 됐다. 패딩은 누벼서 만든 옷으로, 솜이나 털을 충전재로 넣는다.
최근 수년 새 겨울 패션의 필수 아이템이 된 게 바로 패딩이다. 무조건 겉옷으로만 입어야 하는 두툼한 파카와 달리, 패딩은 여러 방면으로 활용도가 높다. 거위 솜털 등 고급 충전재 덕에 얇아도 보온성이 뛰어나다. 재킷 안에도 밖에도 입을 수 있게 디자인돼, 패션성도 살릴 수 있다. 이른바 ‘씬(thin·얇은) 패딩’. 지금까지 기능적인 측면에서 경량 패딩으로 불렸지만, 멋을 강조하는 패션계에선 이 신조어를 선호한다.
◇씬 패딩 재킷 = 재킷 스타일 씬 패딩은 단독 아우터로 착용하다가, 좀 더 추워지면 니트 카디건을 안에 레이어드(겹쳐입기) 해 입을 수 있다. 유난히 바람이 매서운 날이라면, 코트나 파카 안에도 껴입을 수 있어서 북극에 가도 두렵지 않을 만큼 따뜻하다. 패션컨설팅기업 APR 에이전시 이시은 부장은 “요즘 건강과 멋을 동시에 챙기는 남성들 사이에서 씬 패딩이 필수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며 “소위 군대의 ‘깔깔이’ 같은 패딩보다 훨씬 더 얇게 압착돼 재킷이나 점퍼 속에 레이어드해도 부담스럽지가 않으며, 디자인도 세련돼 사무실 등에서 착용하는 실내복으로도 인기다”라고 전했다.
미국에서 파카의 대명사로 여겨지는 아웃도어 브랜드 울리치에서도 경량 패딩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스탠드칼라(중국 옷처럼 목둘레에 세워진 깃)가 달린 ‘선댄스 아우터’는 너무 캐주얼하지 않아 신사들이 입기에 적당하다. 오리 솜털 90%, 깃털 10%로 충전해 보온성은 두말할 것도 없다. 1830년대부터 아웃도어용 원단을 공급해 온 울리치는 1940년대 리처드 버드의 남극탐험을 지원하며 일명 ‘아틱 파카(Arctic parka)’붐을 일으킨 걸로 유명하다. 이 파카는 여전히 출시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해외 직접 구매 인기 품목이다.
영국 대표 퀼팅(솜이나 양모, 우레탄폼 등을 펴 넣고 박음질한 소재) 브랜드 라벤햄의 재킷은 칼라가 있고, 일반적인 가로형 박음질이 아니라 눈길을 끈다. 다이아몬드 형태 퀼팅이 세련된 느낌을 주고, 외부 포켓까지 있어 실용적이다. 보다 활동적인 스타일 패딩으로 분위기 전환을 하고 싶다면 휠라의 씬 패딩이 제격. 깔끔한 블랙과 화이트 컬러, 그리고 사선형 퀼팅이 맵시를 날씬하게 드러낸다. 충전재는 거위털이다.
◇씬 패딩 베스트 = 베스트는 재킷 형태 패딩보다 훨신 더 자유롭다. 등과 가슴 부분은 따뜻하게 하고, 두 팔은 해방시킨다. 당연히 패딩 특유의 바스락거리는 소리도 줄어든다.
이헌 패션칼럼니스트는 ‘신사용품’(미디어윌)에서 1960년대 미국에서 개발된 ‘로키 마운틴 페더베드’의 패딩 베스트를 소개하며 “머리와 팔은 차갑게 자연으로 내주지만 가슴과 목덜미는 놀랍도록 따스하게 감싸주어 어떤 아우터보다 더 강렬한 개방감을 만들어 준다”고 설명한다. 또한, “바깥 활동에 최적의 아이템”이라고 극찬했다.
최근에는 다양한 디자인의 베스트가 많이 출시되고 있어 선택의 폭도 넓다. 이번 시즌엔 단추 여밈이나 후드 형태가 다양한 디자인이 많아 상황에 따라 레이어드하기에 더 편해졌다. 시리즈의 에피그램 패딩 베스트는 솔리드 컬러(단색)를 적용해 단정한 인상을 준다. 라벤햄의 패딩 베스트는 슈트 차림에 매치하기에 알맞다. 클래식한 남성 슈트의 기본 베스트처럼 디자인됐다. 얼핏 보이는 안감에는 화사한 컬러와 패턴이 들어가 착장자의 세련된 안목까지 느낄 수 있다.
씬 패딩을 고를 땐 내부를 채우고 있는 충전재의 소재와 함량도 중요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꼼꼼하게 퀼팅 처리를 했는지를 잘 살펴보아야 한다. 충분한 공기층을 보유해 깃털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는 게 보온에 큰 차이를 주기 때문이다. 플랫폼 플레이스 마케팅팀 이윤정 과장은 “퀼팅의 기술력이 보장된 브랜드와 제품을 선택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조언했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사진 = 울리치·라벤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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