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주택) 시장의 경착륙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머잖아 다가올 부동산시장 ‘급랭 먹구름’에도 불구, 주택공급이 과잉을 넘어 범람하고 있기 때문이죠.

올해의 경우 11월까지 40만 가구가 넘는 주택이 분양됐는데, 12월에만 전국에서 5만9164가구가 공급됩니다. 이는 2000년 조사 이래 12월 최대치지요. 건설·시행사들의 멈출 수 없는 탐욕이 공급 범람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급 범람 앞에 놓인 대형 악재는 너무 많습니다. 정치적 리더십 상실이 부른 ‘국정 혼란’과 미국 금리 인상은 예고된 악재지만 대출 규제는 당장 부동산 시장을 냉각시킬 악재죠. 금융권은 9일부터 총체적원리금상환비율(DSR)을 시행합니다. 모든 대출에 적용되는 DSR가 도입되면 대출 금액이 확 줄어 주택 중도금과 잔금 납부에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지요. 내년 1월부터 적용되는 잔금대출 규제도 문제입니다. 잔금을 갚을 때 거치기간 없이 원금과 이자를 함께 분할상환하고, 대출 시 소득심사도 강화되기 때문이지요.

이 같은 예고된 악재는 미미하지만 당장 청약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권 등 특정 지역 전매제한 강화와 재당첨 제한을 골자로 한 11·3부동산 대책 이후 수요자들의 청약이 신중해진 것이죠. 11월 전국에서 2만2234가구가 일반에 공급된 가운데 총청약자 수는 46만1704명(임대·뉴스테이 제외)이었습니다. 10월 총청약자 수가 총 82만6254명과 비교하면 44%가 감소한 것이죠. 하지만 11월 청약자 감소는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전 금융권에 DSR가 도입되고, 1월부터 잔금 대출이 크게 까다로워지면 분양시장이 급랭할 수 있지요. 여기에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화하는 풍부한 입주물량도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악재가 겹치면 내년 말 이후 부동산 시장이 경착륙 국면으로 진입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지요.

부동산 시장 경착륙은 우리나라 경제에 큰 재앙입니다. 건설·부동산이 그나마 내수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마저 침체할 경우 금융권 부실로 이어지기 때문이지요. 소비 감소 등 경기 침체는 물론 일자리 상실, 하우스푸어(대출을 받아 집을 사서 가난하게 사는 이들)의 양산에 따른 사회적 갈등도 심각하고요.

정부와 금융 당국은 부동산 시장만큼은 특별 모니터링을 통해 유연한 대응에 나서야 합니다. 시장에 직접 영향을 줄 대출을 갑자기 옥죄는 것보다 투기 수요를 차단하는 정책을 펴야겠지요. 일반 수요자들도 단기 차익을 노리기보다는 실거주를 위한 청약을 하는 등 부동산 시장 과잉 상황에서 리스크(위험) 관리를 해야 합니다.

soon@munhwa.com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