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명 피살·살해위협 받아

믿고 의지하던 연인이 한순간에 폭력 가해자로 돌변하고, 생명까지 위협하는 일이 빈발하고 있다. 최근 5년간 경찰에 붙잡힌 인원만 3만 명을 훌쩍 넘을 정도로 ‘데이트폭력’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바람을 피웠다는 이유로 여자친구 A(42) 씨를 폭행하고, A 씨의 새 연인 B(45) 씨를 흉기로 찔러 다치게 한 혐의(살인미수 등)로 C(61) 씨를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C 씨는 10월 17일 서울 마포구 모 빌라에서 A 씨를 밀쳐 넘어뜨리고, B 씨의 왼팔 등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와 10년째 사귀던 C 씨는 A 씨가 새로 알게 된 B 씨를 좋아하게 되자 홧김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서울 강남경찰서는 다른 남자를 만난다고 의심한 끝에 여자친구 D(21) 씨를 흉기로 찌른 혐의(특수상해)로 E(34)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이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E 씨는 지난 4일 강남구 모 오피스텔에서 D 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목을 베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집착이 심했던 E 씨는 D 씨가 자신과 사귀는 동안 다른 사람을 만난 게 아니냐는 의심만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년 동안 경찰에 검거된 데이트폭력 사범은 3만6000여 명에 이른다. 특히 같은 기간 600명이 넘는 사람이 애인으로부터 살해 위협을 당하거나 죽임을 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박남춘(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애인 관계에 있는 사람을 살해한 혐의(살인 또는 폭행치사)로 경찰에 붙잡힌 사람은 296명에 이르고, 살인미수 혐의로 검거된 사람도 309명에 달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데이트폭력의 가해자들은 연인을 자신의 소유물로 보는 등 가부장적 사고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김수민 기자 human8@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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