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 회담 등 잇달아 열어
임시국회·정책협의체 등 논의
협의체 구성·성격 입장차 커
민주 “국회의장 중심의 틀을”
주도권 놓고 기싸움 우려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뿐 아니라 여야 정치권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 후 최우선 과제로 ‘민생·경제 안정’을 꼽으면서 초당적 협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대통령 직무정지로 인한 ‘권력 공백’이 ‘국정 공백’으로까지 이어져선 안 된다는 게 공통의 인식이다. 그러나 협의체의 성격과 구성 등에서 여야는 물론 정부도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여야 잠룡들이 각자의 셈법에 따른 대선 행보를 본격화할 경우 국정 공백이 계속되는 것은 물론 정국이 혼란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높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은 12일 원내수석부대표 회담과 원내대표 회담을 잇달아 열어 민생 현안을 다룰 12월 임시국회 의사일정을 잡는 것에서부터 협치 실험에 시동을 걸었다. 이들 회담에서는 임시국회 일정뿐 아니라 국회·정부 간 정책 협의체 구성 방안도 논의됐다. 지난 9일 박 대통령 탄핵안 가결 후 첫 공식 업무일인 이날부터 정치권이 잰걸음을 한 이유는 민생·경제 위기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정부와 정치권 주요 인사들은 예외 없이 절박한 처지에 놓인 민생·경제 상황을 언급했다.
황 권한대행은 제1차 국정현안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경제팀의 책임감을 강하게 강조했다. 유 부총리 등이 책임감을 갖고 대내·외 리스크 및 경제 현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라는 것이다. 정세균 국회의장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자청,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국정을 안정시키고 민생을 챙기는 일”이라고 말했다.
민생·경제를 챙기기 위한 협치 필요성에는 이견이 없지만 구체적인 실현 방안을 놓고 합의점을 도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와 국회 간 국정 주도권을 놓고 기싸움이 벌어질 가능성이 엿보이는 데다 여야의 의견일치도 쉽지 않고 대선 주자들의 계산법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국회·정부 정책협의체’ 추진을 주장하면서 “국회의장 중심으로 각 당 대표와 경제부총리를 대표로 하는 정부대표가 정책협의를 위한 틀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추 대표가 정부 대표로 경제부총리를 거론한 것은 황 권한대행에 대한 불신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협의체의 중심이 국회에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은 현 내각이 박 대통령과 함께 ‘탄핵된 내각’이라는 점을 부각시킴으로써 정국 주도권을 정부가 아닌 국회가 쥐겠다는 의도를 깔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맥락에서 민주당은 이정현 대표를 비롯해 친박(친박근혜)계가 장악하고 있는 새누리당 지도부는 대화 파트너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협의체 구성이 어려울 수 있음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오남석·김다영 기자 greente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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