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찍으며 내 삶도 되돌아 봐
딸과의 장면, 실제 모습 그대로
변요한 캐스팅 내가 직접 추천
“배우가 아닌 자연인 김윤석의 삶을 돌아볼 수 있었어요. 타이밍이 좋았죠.”
배우 김윤석(사진)은 영화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감독 홍지영)를 선택한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거북이 달린다’ ‘완득이’ 이후 오랜만에 내 몸에 딱 맞는 옷을 입은 것 같다”며 “시나리오를 술술 넘기며 재미있게 읽었다”고 밝혔다.
14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프랑스 소설가 기욤 뮈소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10개의 알약을 얻은 소아외과의사 한수현이 30년 전으로 돌아가 평생 후회해온 한 사건을 돌려놓으려 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기본적으로 멜로 영화의 틀을 갖췄지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장치로 재미를 배가시킨다.
그에게 “‘타이밍이 좋았다’는 말은 어떤 의미냐”고 물었다.
“삶을 반추하는 이야기에 목말라 있었어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한 남자가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는 이야기가 제게 온 거죠. 또 이 영화에는 멜로와 함께 가족애와 우정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 있어서 더 끌렸어요.”
그가 펼치는 연기의 가장 큰 장점은 자연스러움이다. 자연스러움은 철저한 준비에 의해 나온다. 자신이 지닌 요소들을 영화에 녹이는 과정을 통해 관객에게 편안하게 다가가는 연기가 완성된다.
“한수현이 딸과 함께 나오는 현실 장면에 제 본모습이 많이 묻어 있어요. 제가 평소에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딸아이와 함께 먹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어요. 시나리오에는 딸과 통화하며 이름을 부르는데 저는 ‘딸’이라고 하거든요. 그 부분도 바꿨고요. ‘한수현’을 ‘김윤석’과 맞추는 작업을 한 거죠.”
30년 전 한수현 역은 변요한이 맡았다. 김윤석은 자신의 과거 모습을 찾아가듯 2인 1역을 할 후배 배우 캐스팅에 참여했다.
“감독님이 ‘싱크로율이 잘 맞을 것 같은 배우를 추천해 달라’고 해서 몇몇 생각하다가 변요한이 떠올랐어요. 연극 무대에서 연기를 시작한 점 등 저와 닮아 있는 부분이 많더라고요. 또 폭발하는 에너지가 큰 점도 마음에 들었어요. 근데 이 영화에는 저와 변요한만 나오는 게 아니잖아요. 많은 배우들이 자신이 튀지 않으면서 이야기를 살리는 역할을 해줘서 담백한 영화가 완성됐어요.”
그는 현재 강원도에서 사극 ‘남한산성’을 촬영 중이다. 정통 사극은 처음으로, 50이 가까워진 나이에도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쉬어가면 방심하게 되더라고요. 배우는 계속 새로운 배역 만나야 살아있는 느낌이 들어요.”
그에게 “30년 후 모습을 그려 보면 어떨 것 같으냐”는 질문을 던지자 한참을 생각하더니 “지금과 같은 모습이었으면 좋겠다”는 답을 내놨다.
“지금까지 소신 있게 잘 살아왔다고 생각해요. 이미지 때문에 악역을 피하는 배우들도 있지만 저는 작품이 좋고, 만들어질 수만 있다면 피하지 않고 해왔어요. 자연인으로도 가화만사성이라는 말을 명심하고 살고 있고요. 30년 후에도 제가 하고 싶은 일들을 계속했으면 좋겠어요. 욕심을 내자면 그때도 지금처럼 작품을 통해 관객과 만나고 싶어요.”
글·사진=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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