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 인사권 확고한 유지 방침
야권 “과도한 권한행사” 비판

법조계는 “현상유지 바람직”
“빈자리 채우기 가능” 의견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인사 딜레마에 빠졌다. 일단 황 권한대행은 12일 야당의 의견을 듣지 않고 현재의 경제팀 유임 의지를 밝혔지만, 정부 곳곳에 빈자리가 많은 만큼 사안에 따라 인사를 해야 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 하지만 야당은 황 권한대행의 선택적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인사권을 둘러싼 물밑 대립이 예고되고 있다.

13일 국회와 총리실에 따르면 황 권한대행이 전일 열린 국정현안 관계장관회의에서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중심으로 해서 현재의 경제팀이 책임감을 가지고, 대응해 달라”며 유임 의사를 피력하면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에서는 ‘과도한 권한행사’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황 권한대행은 박근혜 대통령 직무정지 기간 중 헌법이 부여한 인사권을 확고하게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황 권한대행은 공석 중인 법무부 장관도 별도로 장관을 임명하지 않고 현재의 이창재 법무부 차관 대행체제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지금은 여야 국회와 정부가 똘똘 뭉쳐 경제 위기 극복에 매진해야 하는데 언제가 될지 모르는 경제부총리와 법무장관 인선을 하게 될 경우, 여야 정치권 합의 과정과 후속 인사 등으로 힘을 빼고 공직사회 동요 등 난관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의 유임에는 여야 정치권의 의견 조율이 제대로 되지 않은 가운데 새로운 부총리를 임명한다고 해도 인사청문회를 통과해야 하는 상황도 고려가 됐다. 총리실은 적극적 인사권 행사 없이 현상유지를 통해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황 권한대행은 공석 중인 정부의 중요한 자리를 채워야 하는 입장이다. 국무위원은 아니더라도 주요 요직에 대한 인사를 단행해야 한다. 실제로 13일 외교부는 황 권한대행이 대통령 고유 권한인 대사 임명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검토에 들어갔다. 특히 황 권한대행은 내년 1월 13일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3월 31일 이정미 헌법재판관이 퇴임하면 후임자 임명 여부의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헌재에서 박 대통령의 탄핵 심리가 진행 중인 만큼 정치권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또 현재 국책은행 및 공공기관의 신임 수장 인선 작업이 줄줄이 밀려 있는 상태다.

대통령 권한대행의 직무범위에 대해서 헌법학계의 다수설은 ‘잠정적인 현상유지’다. 권한대행은 임시적인 대리의 성질을 가지므로 중요 정책의 전환, 인사이동과 같이 현상유지를 크게 벗어나는 직무는 대행하기 어렵다는 의견인 셈이다. 하지만 반드시 현상유지일 필요는 없다는 견해도 존재한다. 헌법학계의 원로인 허영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석좌교수는 “황 권한대행이 국회의 동의를 받지 않는 사안은 대부분 권한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 인물의 경질과 교체는 불가하지만 빈자리를 메워 넣는 것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회 권력을 쥐고 있는 야당이 황 권한대행의 적극적인 인사권 행사를 수수방관할지는 미지수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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