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사진 왼쪽) 유엔 사무총장에 이어 제9대 유엔 사무총장에 오르는 안토니우 구테흐스(67·오른쪽) 전 포르투갈 총리가 12일 차기 유엔 사무총장 취임 선서를 했다. 구테흐스는 이날 “(유엔은) 변화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더 민첩하고 유동적인 모습으로 조직 개혁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12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뉴욕 유엔본부에서 구테흐스는 “유엔의 이익을 위해 사무총장의 역할을 하겠으며, 어떠한 정부나 기관의 지시를 따르지 않겠다”며 193개 회원국 대표 앞에서 선서했다. 포르투갈 사회당 소속으로 정치계에 입문한 구테흐스는 의원내각제인 포르투갈에서 1995년부터 2002년까지 총리를 역임, 2005부터 10년간 유엔 난민기구 최고대표로 지냈다. 내년 1월 1일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며 임기는 5년이다.
구테흐스는 이날 앞으로 집중할 3대 영역으로 세계 평화 건설과 유지, 지속 가능한 개발의 달성, 유엔의 내부개혁을 꼽았다. 특히 유엔 내부개혁과 관련해서는 “유엔은 다원주의의 초석과 같은 기관으로 지난 수십 년간 평화를 위해 기여해 왔지만, 이제 도전은 우리의 대응 능력을 뛰어넘는 수준이 됐다”며 “유엔도 스스로에게 부족한 점과 이를 개혁할 방안을 인식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향후 유엔 조직을 단순화, 분권화해 보다 유동적 조직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직원 한 명을 현장에 배치하는 데 9개월씩 걸린다면 누구에게도 도움을 줄 수 없다”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유엔은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움직이며 성과를 내는 기관이 돼야 한다. 절차보다 (구호품) 조달에 더 집중하고, 관료보다 인간에게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날 구테흐스는 유엔 조직 내 “아래로부터 위까지” 남녀평등 문제를 지적하기도 해, 조만간 유엔 사무차장과 비서실장직에 여성을 기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날 고별연설을 한 반기문 사무총장은 “사무총장으로 일한 것은 내 평생의 영광이었다”고 인사를 전했다. 반 사무총장은 유엔 기후변화협약의 온실가스 감축 체제인 파리기후변화협정을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조약으로 성사시킨 공로로 ‘포린 폴리시’의 ‘2016 세계의 사상가’ 100인에 선정됐다. 미국의 외교·안보 전문매체인 포린 폴리시는 반 사무총장이 파리협정의 발효에 필요한 55개국을 대상으로 집중협의를 한 결과 파리협정 체결 1년도 안 돼 지난달 파리협정이 공식 발효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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