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은 기준금리 1.25% 동결
원·달러 환율 장중 10원 급등


1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년에 금리를 예상보다 빨리 올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금융시장과 금융당국에 ‘비상등’이 켜졌다.

15일 장이 열리자마자 원·달러 환율과 채권 금리가 급등하고, 코스피지수가 하락하는 등 국내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주가와 원화, 채권 가치가 동시에 떨어지는 ‘트리플 약세’ 장을 보인 것이다. 이날 한국은행은 높아진 대내외 불확실성을 감안해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25%로 동결했다. 지난 6월 0.25%포인트 금리를 내린 이후 6개월 연속 동결 기조를 보인 것이다.

이날 한국거래소와 서울 외환시장 등에 따르면 오전 11시 40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60원(0.91%) 오른 1180.3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10년물 기준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9.9bp(1bp=0.01%포인트) 상승(채권 가치 하락)한 2.22%를 기록하고 있다. 코스피는 현재 전 거래일 대비 6.34포인트(0.31%) 하락한 2030.53에 거래 중이다. 외국인이 현재까지 226억 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예상보다 (인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하며 긴장감을 보였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도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최고 수준의 긴장감과 경계감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필요 시 단호하고 신속한 시장 안정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미국 금리 인상 속도에 큰 우려를 나타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미국에서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금리 인상이 빨라지면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국은 자금 이탈 리스크(위험)가 확대될 수 있다”며 “특히 가파른 미국 금리 인상으로 우리도 기준금리를 올려야 하는, 강제적이고 준비가 안 된 금리 인상은 가계부채 등을 고려하면 재앙적인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충남·윤정선 기자 utopian21@munhwa.com
김충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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