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선진국들이 일자리 창출을 위해 앞다퉈 고용규제를 완화하는 반면 한국은 정부가 추진하던 노동개혁이 사실상 물 건너간 데다 오히려 규제를 한층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만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경제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일 국회 및 경제계에 따르면 현재 국회에는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을 비롯해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최저임금법,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 보호 등에 관한 법률,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생명안전업무 종사자 직접고용 등에 관한 법률, 산업안전보건법 등 고용규제 관련 법안 제·개정안이 처리 대기 중이다. 주로 야당에서 발의한 고용규제 법안들의 경우 국회 통과 시 하나하나 기업에 적잖은 부담을 동반하는 법안들인 탓에 경제계는 통과 여부를 두고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 법안이 청년고용촉진특별법으로 공공기관·지방공기업 청년 의무고용률을 현행 3%에서 5%로 확대하는 것은 물론 일정 규모 이상 민간기업에 3~5%의 고용 의무를 신설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한다.
심화되는 청년실업 문제 완화를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기업들은 수요, 공급에 따른 시장경제의 기본 질서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제도로 경쟁력 저하와 채용 여력 약화, 기존 근로자들의 고용불안 등을 가져올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11월 2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한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은 사진 부착을 포함해 용모, 키 등 신체적 조건, 출신 지역, 부모 직업과 재산 등을 기초 심사자료에 기재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 경우 사진 부착 금지로 신원 확인을 위한 비용 및 시간이 급증하는 반면 면접 시 외모 노출이 불가피한 만큼 실익은 없다는 것이 일선 기업들의 입장이다. 이 밖에 경영상 해고 요건을 강화하고 공휴일 등을 유급휴일로 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 최저임금을 국회에서 결정하겠다는 최저임금법 개정안, 근로자파견 절대 금지 업무를 추가하는 파견근로자보호법 등 하나같이 기업 부담을 가중시키는 법안들이다.
반면 한국과는 반대로 영국과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은 잇따라 고용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내용의 법안 개정 및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가뜩이나 취약한 우리나라의 노동시장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더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탄핵 정국으로 여야 정치권의 상호견제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야당이 일방적으로 법안을 통과시키려 할 경우 막을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