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사무처 당직자들이 16일 친박(친박근혜) 당 지도부의 즉각 사퇴 등을 요구하며 이정현 대표실 점거에 들어갔다. 사무처 당직자 가운데 전국위원회 위원들이 있는 데다 이들이 당무를 거부할 경우 준비 부족 등으로 내주(21일) 예정된 전국위원회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 중앙당과 시·도당 사무처 당직자 100여 명은 이날 오전 국회 대표실에 모여 향후 농성 방향 등에 관해 논의했다. 당 사무처는 전날 중앙당과 시·도당 사무처 당직자 21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응답자의 73.5%가 당무 거부에 찬성했다. 이들은 “당 사무처가 요구한 윤리위원회 원상복구, 지도부 즉각 사퇴에 대해 당 지도부는 거부 의사를 밝혔다”며 “사무처 당직자의 진심 어린 충정을 외면하고 여전히 비정상적인 당무 운영을 지속하며 민심에 귀를 닫고 있는 당 지도부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선언했다.
사무처 당직자들은 설문조사 전 최고위원회 회의장을 찾아 이 대표에게 ‘지도부 즉각 사퇴’ ‘윤리위 원상복구’ 등의 요구 내용을 전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당 대표로서 사무처 직원들의 사기 진작은 못할망정 이렇게 불편을 드려 면목 없고 죄송하다”고 했지만 퇴진 요구는 수용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사무처 당직자 말단인 간사 병(丙) 출신으로, 평소 간사 병에서 당 대표까지 17계단을 올랐다는 점에 대한 자부심을 자주 얘기해왔다. 그렇기에 사무처의 당무 거부는 이 대표에게 특히 치명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사무처의 당무 거부에 대한 당내 평가는 엇갈린다. 한 새누리당 관계자는 “당의 월급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이들이 당 지도부에 반기를 들었다는 것은 그만큼 상황이 엄중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관계자는 “결국은 이들도 정치적으로 움직이는 집단일 뿐”이라며 평가절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