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대부분 미성년자 ‘충격’
치료 명분, 민감한 부위 만지고
6세 어린 선수 알몸사진 촬영

美 체조협회, 알고도 방관 의혹
회장이 조사못하도록 압력說도
경찰, 조만간 115명 소환 조사


최근 축구종가 영국에서 유소년 축구선수 성학대 파문이 불어닥치더니, 미국에선 체조 미성년자 선수 성폭력이 만연한 것으로 확인 돼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 인디애나주 지역지인 인디스타는 16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전역에서 지난 20년간 368명의 체조 선수들이 코치 등 관계자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피해자 대부분이 10대 미성년 여자 선수들인 것으로 알려져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인디스타는 지난 9개월 동안 20년 치의 경찰 수사기록, 판결문 등 공문서와 언론 보도, 100여 명 이상의 인터뷰 등을 종합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가해자들은 부상 치료를 명분으로 선수들의 민감한 신체 부위에 손을 대는 것은 물론, 6세 어린 선수의 알몸을 사진촬영하는 등 파렴치한 행위를 일삼았다. 한 코치는 올해 초 49명의 선수를 성폭행, 추행하는 장면을 몰래카메라로 찍어 469편의 영상을 소지한 혐의로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미국체조협회는 만연한 성폭력을 인지하고도 방관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체조선수 출신 샤메인 칸스는 “스티브 페니 미국체조협회장이 성폭력 피해 사례를 조사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넣었다”고 주장했다. 이미 지난 8월에도 미국협회가 최소 10년 동안 코치 50명 이상의 성범죄 혐의를 알고도 묵인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인디스타는 “가해자들은 물의를 일으키더라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았다”며 “그래서 체육관을 옮겨 다니며 코치 생활을 계속 이어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이 피해 사실을 수치스럽게 여겨 공개를 꺼린 것도 미국 체조계의 성폭력 사태를 키웠다는 분석도 나온다. 피해자들의 변호를 맡은 낸시 혹스헤드-마커 변호사는 “체조선수들에 대한 성적 학대가 단절되지 않고 이어진 것은 피해 사실을 부끄럽게 여기고 언급하지 않은 관행 때문”이라고 밝혔다. 인디스타는 “368명이라는 수치는 겉으로 드러난 것일 뿐, 더 많은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미국경찰은 즉각적인 수사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며, 성폭력 의혹을 받는 115명은 조만간 경찰에 소환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9월엔 미국 체조국가대표 전 팀닥터인 래리 나사르 박사가 상습적인 성폭력을 가한 사실이 드러났다. 나사르 박사는 1986년부터 지난해까지 미국 체조대표팀 닥터로 일했고 올림픽에 4차례 참가했다. 주로 10대 미성년자인 피해자들은 나사르 박사가 부상을 치료한다면서 민감한 신체 부위에 손을 댔고, 속옷을 벗겼으며, 구강성교를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당시 레이첼 덴홀랜더는 “15세이던 2000년 등에 통증이 있어 나사르 박사에게 갔는데 그가 나의 가슴을 만지고 속옷을 벗겼다”고 밝혔다. 피해자 중엔 2000 시드니올림픽 여자단체 동메달리스트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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