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現 32개국서 늘리자” ECA “선수 체력 부담감 커” 과르디올라 “선수 죽이는 일”
유럽프로축구가 국제축구연맹(FIFA) 잔니 인판티노(오른쪽 사진) FIFA 회장의 월드컵 본선 진출국 확대 방침에 반기를 들었다.
카를 하인츠 루메니게(왼쪽) 유럽프로축구리그협회(ECA) 회장은 16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유럽 프로축구 일정은 이미 선수들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라며 “우리는 FIFA가 월드컵 출전 국가를 늘리는 것에 대해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ECA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등 유럽의 각 리그에 속해있는 200개 이상 구단으로 구성된 최대 연합체다. 루메니게 회장은 “이미 유럽축구의 시즌별 경기 수는 한계치에 이르렀다”며 “팬들과 선수들을 위해서라면 참가 팀을 늘리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지난 8일 월드컵 본선 진출국 수를 현행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하자고 주장했다. 한 조에 3개국씩 16개 조로 나눠 조별리그를 치르고 상위 2개 팀이 32강전에 진출하는 방식. 32강전부터는 토너먼트를 거쳐 우승팀을 가린다는 계획이다.
FIFA는 이 경우 결승 진출국은 현재와 같은 7경기를 치르게 돼 체력 부담이 늘어나는 것을 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ECA는 유럽프로축구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지금보다 더 많이 월드컵 국가대표로 차출될 수밖에 없기에 유럽리그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선수들의 체력 부담감이 커져 월드컵에서의 경기력이 오히려 낮아질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ECA는 또 출전 국가 수를 늘리는 것은 FIFA의 정치력 강화를 위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회장 선거 출마 당시 축구 약소국의 표를 얻기 위해 월드컵 본선 진출국 확대 공약을 내세웠다는 지적을 받았다. 루메니게 회장은 “정치와 상업적인 가치가 축구 본질에 앞설 수는 없다”며 “우리는 스포츠 자체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선 지도자들도 월드컵 본선 진출국 확대에 제동을 걸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시티의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은 “월드컵 본선 진출국 확대는 선수들을 죽이는 행위”라며 “선수들은 숨도 쉬고, 휴식도 취하고, 즐길 필요가 있다”고 말하며 FIFA를 비난했다.
한편 월드컵 본선 진출국 수는 내년 1월 FIFA 회의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1월 회의에서는 현행 32개국 체제와 40개국 체제, 48개국 체제 등 5개 안을 놓고 토론을 벌인다. 여기서 결정된 안은 이르면 2026년 대회부터 적용될 것으로 내다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