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워크숍 등 활성화案 모색
2014년부터 208건 ‘최면수사’


경찰이 CCTV나 지문 등 객관적인 증거가 부족할 경우 목격자나 피해자의 기억을 활용해 사건의 실마리를 풀 수 있도록 ‘최면 수사’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19일 경찰청에 따르면 2014년부터 최근까지 약 3년 동안 시행된 ‘법 최면 수사’는 총 208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 해 평균 70건 정도의 최면 수사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최면 수사는 미궁에 빠진 사건을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 서울지방경찰청은 13년 전인 2003년 12월 서울 서초구의 한 가정집에서 발생한 강도살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 최면 수사를 진행했다. 사건 발생 당시 용의자 A(42) 씨는 세입자로 가장해 집에 침입한 뒤 돈을 빼앗고 집 안에 있던 B(여·당시 35세) 씨를 무참히 살해했다. 당시에는 A 씨의 범행을 입증할 만한 뚜렷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아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게 됐다.

그러다 최근 이 사건을 재수사하던 경찰은 당시 A 씨와 부부 사이였던 전처 C(39) 씨를 상대로 최면 수사를 진행했고, C 씨로부터 ‘A 씨가 사건 발생 무렵 이상 행동을 보이고 현금 200여만 원을 소지하고 있었다’는 기억을 끄집어냈다. 경찰은 이 진술 내용을 바탕으로 A 씨를 추궁하는 등 현재 추가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범죄가 날로 지능화하고 있는 만큼 사건 현장에서 증거를 확보하기 어려운 사건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경찰 관계자는 “CCTV 등 각종 첨단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사각지대는 존재할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사람의 기억과 같은 ‘인적 증거’를 포착할 수 있는 최면 수사는 앞으로도 범죄 단서를 잡아내는 중요한 수사 기법의 하나로 활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이 2009년 경찰수사연수원에 교육과정을 개설, 최면 수사 인력을 양성한 이래 12월 현재 전국적으로 총 37명이 최면수사관으로 활동 중이다.

한편 경찰청은 지난 8일 학계와 군 수사기관 등 법 최면 전문가 40여 명을 초청해 ‘한국법최면수사학회’ 워크숍을 실시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법 최면 수사 사례를 공유하고 법 최면 수사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장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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