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불합리한 인상 차단
‘금리 자율성 원칙 위배’ 논란도


금융당국이 은행들의 불합리한 대출금리 인상을 차단하기 위해 금리 산정체계를 ‘손’ 보겠다고 나서자 은행권은 “시장경제 질서 위배”라며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금리 산정체계를 개편해 은행들의 자의적 금리 인상을 막아야 한다는 금융당국의 입장과 ‘자율 규제’를 주장하며 당국 개입에 반발하는 은행권이 맞서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전국은행연합회, 시중은행들은 불합리한 금리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대출금리체계 모범규준’을 정비키로 하고 협의에 들어갔다. 이 모범규준은 지난 2012년 금감원과 은행들이 함께 만든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 은행권 자율 규제 형식을 띠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 모범규준이 정하고 있는 금리 산정 기준들이 모호해 은행의 자의적인 금리 인상을 통제하는 데 미흡하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1300조 원에 달하는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서라도 금리 인상기에 시중은행의 급격한 대출금리 인상을 차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은행권은 “시장경제에서 금리는 은행이 자율적으로 정하는 게 원칙”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산금리는 개별 은행이 목표이익률, 업무 원가, 예상 손실 등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장금리가 상승하면 같이 오르고, 은행별로 다른 것이 정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금리 인상을 억제하는 것은 공정거래법 위반이자, 기업 경영에 대한 정부의 개입을 금지한 헌법에도 위배한다”고 비판했다. 공정거래법 제19조는 ‘가격 결정·유지 또는 변경’에 있어 담합을 금지하고 있는데, 개별 은행의 가격 경쟁력인 금리를 제한한다면 결과적으로 담합을 조장할 수 있다는 논리에서다. 시중은행의 또 다른 관계자도 “낮은 금리를 제공하는 은행이 고객으로부터 선택받을 수 있도록 맡겨두는 것이 시장 원리”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리 자율성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목표이익률을 높이 잡아 금리를 올리는 등 불합리했던 관행을 개선하자는 취지”라며 “금융 소비자 입장에서는 대출 금리가 높아졌다고 주거래은행을 버리고 다른 은행으로 갈아타는 것이 쉽지 않은 환경”이라고 말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
윤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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