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후폭풍인데, 과도한 ‘수사 편의’가 아니냐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해외 사업이 대부분인 글로벌 기업들의 정상적인 기업 활동 제한을 초래할 수 있어서다.
물론 최순실 사건의 진실 규명을 위해서는 특검의 역할이 절대 중요하고, 대통령의 제3자 뇌물죄 여부와 관련해 의혹이 남아 있다면 기업 총수라 해도 재수사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누가 봐도 해외 도피 가능성이 없고, 지금껏 검찰수사나 국정조사에 성실하게 임해온 이들이다. 기업 입장에선 총수의 발목부터 잡아 놓는 것이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글로벌 기업의 입장과 국제 신인도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조치라고 볼멘소리를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전 세계는 지금 ‘퍼펙트 스톰’(복합 경제위기)의 영향권에 들어간 상태다. 미국·중국 등 강대국은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면서 한국 기업들을 힘겹게 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 간의 경쟁이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시계 제로’로 치닫고 있다.
기업 총수들에게 연말 연초는 ‘분초’를 다투는 시기다. 글로벌 현장을 뛰면서 급변하는 국내외 경영 환경 변화를 점검하고, 여기에 걸맞은 인수·합병(M&A), 계열사 재편 등 사업 구조조정을 총체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이 부회장만 해도 140여 개국에 200여 법인·지사와 33만 명의 임직원을 두고 있는 삼성전자는 물론, 수십여 삼성 계열사의 앞날을 고민해야 한다.
출국 금지가 풀리지 않은 채 특검이 최장 100일간 이어진다면 이 부회장은 내년 2월 말까지 ‘안방’에 앉아 있어야 한다.
당장 내년 1월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소비자가전쇼(CES)만 해도 글로벌 기업 CEO 간의 ‘기 싸움’과 ‘물밑 협상’이 이뤄지는 곳이다. 매년 1월 스위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 포럼)도 마찬가지다.
해외 출장 중이라도 특검이 부르면 그 밤에라도 돌아올 수밖에 없는 여론 압박을 받고 있는 기업 총수들이다. 특검의 진실 규명 임무가 중차대하지만, 이 나라의 각 부문과 역할이 특검만을 위해 존재하는 건 아니란 사실도 유념해야 한다.
이관범 경제산업부 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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