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별로 쪼개서 영장청구
“靑전체가 보안구역 아니다”
압수문서도 구체적시 검토
경호·의무실 ‘약한고리’부터
물꼬 트면 추후 확대될수도
“여론감안, 마냥 막진 못할것”
박영수(64) 특별검사팀이 청와대 공간을 잘게 쪼개 여러 건의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은 군사·직무상 비밀공간이 아닌 청와대 ‘핵심 공간’에 대해 ‘핀셋 압수수색’을 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것으로 19일 풀이된다. 특검은 이런 법리적 차원 대비에 더해, ‘비선 실세’ 최순실(60) 씨가 ‘보안 손님’ 자격으로 자유롭게 청와대 공간을 드나든 점, 박근혜 대통령이 검찰 수사에서 피의자로 입건된 점 등이 “청와대 공간 전체가 보안 시설”이라는 청와대의 기존 논리를 깨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호실·의무실 보안 공간 아니다”= 특검팀은 법리 검토 결과, 청와대 일부 공간은 형사소송법 제110조·111조에 해당하는 군사상·직무상 비밀 공간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경호실·의무실이 대표적으로 이에 해당하는 공간이고, 경우에 따라 대통령 관저도 직접 수색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 관계자는 “청와대의 생각은 다르겠지만, 경호실과 의무실을 보안 공간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판단을 바탕으로 특검은 ‘핀셋 압수수색’을 준비하고 있다. 특검은 압수수색이 필요한 청와대 공간을 세부적으로 나눠 군사·직무상 직접적 비밀 공간이 아닌 장소를 구체적으로 적시해 압수수색 영장 여러 건을 청구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검찰에서 확보하지 못한 압수가 필요한 문서 목록을 구체적으로 적시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청와대는 결코 성역이 될 수 없다”며 “특검이 군사·직무상 비밀이 아닌 공간과 문서를 선별하는 작업을 펼치면 청와대 압수수색은 당연히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현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도 “특검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할 때 ‘군사·안보 등 민감한 문서를 제외하고, 뇌물죄나 공무상 비밀누설죄를 수사하는 데 필요한 문서만 압수수색 하겠다’는 식으로 구체화하면, 청와대 압수수색이 가능한 측면이 있다”고 전망했다.
◇경호실·의무실이 청와대 ‘약한 고리’= 특검은 박 대통령의 세월호 사고 당일 7시간 의혹을 풀 경호실·의무실 등이 청와대의 ‘약한 고리’로 보고 있다. 이 공간에 대한 직접 수색에 성공해 ‘봉인’을 해제하면, 수사 경과에 따라서는 검찰 수사에서 압수수색이 이뤄지지 않았던 ‘문고리 3인방’의 집무실로 쓰였던 공간, 청와대 내 민정수석실에 대한 강제 수사도 가능하다고 보는 기류가 감지된다. 이 경우, 박 대통령에 대한 의혹 전반을 생각보다 빨리 규명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다양한 ‘외부 요인’도 특검의 청와대 직접 수색을 가능케 하는 요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탄핵안 가결로 대통령이 직무 정지돼 압수수색을 거부할 ‘책임자’가 수사 대상인 박 대통령이 아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나,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책임자’ 지위를 맡을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 비호는 안 된다’는 국민 여론을 고려하면 이들이 법원이 발부한 영장의 집행을 마냥 거부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청와대를 ‘프리패스’하며 제집 드나들듯 방문한 최순실 씨 사례가 있는 점 등도 “청와대 전부가 보안 공간”이라는 청와대 논리를 무색하게 하는 측면이 있다.
◇법원, 백남기 부검 영장 발부 참고 가능성= 법조계에서는 법원이 특검이 청구할 청와대 보안공간 압수수색 영장에 대해 ‘백남기 씨 부검 영장 발부’ 때처럼 ‘제한적인 규정’을 둘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법원이 백 씨의 부검 영장과 마찬가지로 시기·방법·절차·집행 경과 등에 관해 청와대 측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공유하라는 제한 조건을 달아 압수수색영장을 발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검 측도 청와대 압수수색 시기와 방법 등에 대해 청와대와 사전 조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검 관계자는 “청와대와 충분히 협의하는 방안에 대해 거부감이 없다”고 말했다.
손기은·이후연·김리안 기자 son@munhwa.com
관련기사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