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준 논설위원

미·중 간의 갈등이 계속 격화하고 있다. 지난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직접 통화함으로써 ‘하나의 중국’ 흔들기를 시도하더니, 이번엔 중국이 15일 남중국해에서 미국의 수중드론(UUV)을 ‘포획’했다. 미국 측이 항의하자, 중국 국방부는 17일 “적당한 방식으로 인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자는 ‘중국의 절도 행위’로 규정하고 “중국이 훔친 드론을 돌려받기 원치 않는다고 중국에 말해야 한다”고 했다. 또 상응하는 보복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보였다.

이를 일부에선 트럼프의 ‘중국 떠보기’와, 이에 따른 중국의 ‘트럼프 기선 제압용’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협상 고지 선점’보다는 지정학적 세력 균형 변화에 따른 트럼프의 ‘연아제화’(聯俄制華·러시아와 연합해 중국을 제압한다)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그 근거는 렉스 틸러슨 전 엑슨모빌 CEO의 국무장관 지명이다. 그는 친러 에너지 전문가다. 틸러슨 지명은 러시아와의 ‘신(新)에너지동맹’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전략적 의지의 표현이다. 미국은 셰일가스 혁명으로 세계 최대 가스 생산국이자 세계 2위의 원유 생산국으로 부상했다. 에너지 관련 규제 철폐론자인 릭 페리 전 텍사스주지사를 에너지 장관에 지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에너지 산업을 중심으로 미국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한편, 중동 석유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줄여 신고립주의의 경제적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의 아킬레스건은 에너지다. 중동 산유국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절대적인 중국은 믈라카 해협(옛 말라카 해협)이 봉쇄되면 치명적이다. 따라서 인도양에서 페르시아만과 아프리카 연안으로 연결되는 해로에 우호적 항만기지를 확보하는 ‘진주목걸이 전략’을 구사하는 한편, 서태평양에서 미국 군사력에 맞서기 위한 ‘반(反)접근·지역거부(A2AD)’ 전력 증가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이에 맞서 미국은 ‘공해전투(Air·Sea Battle)’ 개념을 발전시켜 왔는데, 이는 공군과 해군의 합동성 강화를 통해, 개전 초기에 중국군의 ‘C4ISR(command·control·communication·computer·intelligence·surveillance·reconnaissance)’를 마비시켜 A2AD 능력을 무력화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진영의 군사 전문가들은 ‘진주만의 교훈’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군 전진기지는 기습공격의 타깃이 될 수 있다며 다음의 대책을 제안하고 있다. 첫째, 미사일 등 원거리 투사력을 강화한다. 둘째, 전략자산을 중국의 A2AD 밖의 기지로 분산 배치한다. 셋째, 전진기지는 사드(THAAD) 등 대(對)미사일 방어력을 갖춰야 한다.

현재 ‘미·러 신에너지 동맹’이란 지각변동이 진행되고 있다. 일본의 움직임도 신속하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북방 4개 섬 문제로 한계에 부딪히기는 했으나, 경협의 토대를 마련했다. 아베 총리는 다음 달 27일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 정식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그런데 한국의 일각에선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철회해도 한·미 동맹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sj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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