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지도자들에 많은 조언
내 얘기 안들어서 후회할 것”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0일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성공적 리더십의 3대 요소를 제시했다. 반 총장이 지난 16일 한국 사회가 간절히 원하고 있다고 밝힌 새로운 ‘포용적 리더십(inclusive leadership)’이라는 비전에 대해 경청·비전·대화라는 구체적 내용을 밝힌 셈이다. 반 총장은 이날 “임기 10년간 매년 300∼400번 국가 정상들을 만났고, 성공한 지도자와 실패한 지도자에 대한 나름의 생각을 가지게 됐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먼저 반 총장이 꼽은 첫 번째 요소는 “국민의 의견을 진솔하게 경청하고 소통하라”다.

이어 반 총장은 “둘째는 정치인들이 정파적·지역적·계층적 이해관계를 내려놓고, 자신을 내려놓고 민족 전체를 위한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민족 전체를 넘어 글로벌 비전을 보여 달라”고 호소했다. 반 총장은 세 번째 요소로 “모든 이해당사자와 포용적 대화를 하라, 그래서 해결책을 모색하라”면서 “화합과 통합, 포용적 대화, 국민의 결속 및 사회 통합이 이뤄져야만 진정으로 포용적인 지도력이 나오며, 이게 리더십의 요체”라고 말했다.

또 반 총장은 지난 10년 임기 동안 “실패한 국가 지도자들에게 조언도 화도 많이 냈다”면서 “아마 내 이야기를 안 들어서 후회하는 국가 지도자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많은 지도자가 국민 위에 군림하고 무고한 국민만 고통 속으로 몰아넣었다”면서 “지난해와 올해 1월 아프리카연맹(AU) 정상회의에 참석해서 ‘헌법상 임기가 끝나면 헌법을 개정해 정권을 연장하지 말라. 권력에 매달리지 말라(Do not cling to power)’라고 연설했더니 많은 박수를 받았다”고 전했다. 특히 반 총장은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한 듯 “그런데도 아직도 이런 일들이 일어나니 안타깝고, 뜻밖에 한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니까 내가 민망하다”고까지 말했다.

반 총장은 이날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관계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으면서 에둘러 표현하는 ‘반기문식 화법’을 구사했다. 반 총장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노무현 대통령과 일절 관계가 없었던, 생면부지 관계였는데 갑자기 저를 (청와대) 외교 보좌관으로 발탁하고, 외교장관으로 발탁하고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까지 선정해 배려해줬다”고 말했다. 또 반 총장은 노 전 대통령 묘소 참배가 늦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2011년 부산 방문 시 묘소를 참배했으며, 권양숙 여사에게도 ‘늦게 와서 죄송하다’고 말했다”면서 “보도가 잘 안 돼서 그러는데, 서울 가는 계기나 매년 1월 초에는 권 여사에게 전화도 드렸다”고 말했다.

뉴욕=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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