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동수가 비서실장 유병선을 보았다. 평양의 연방대통령 집무실 안, 한랜드와 2시간 시차가 있는 이곳은 아직 오전 9시다. 유병선이 다가섰다.
“예, 김 회장 부모와 형 가족까지 여섯이 억류된 47명에 끼어 있습니다.”
“이럴 수가.”
서동수가 입맛을 다셨다.
“별일 없겠지? 그분들은 폭발물하고 관계가 없을 것 아닌가?”
그때 잠자코 있던 안종관이 나섰다.
“그런데 폭발물을 소지했던 넷 중 하나가 김 회장의 형을 이용한 것 같습니다. 형에게 폭발물 일부를 운반시킨 것이지요. 그래서 형도 주모자 넷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런.”
서동수가 찌푸린 얼굴로 물었다.
“김 회장도 알고 있겠지?”
“예, 지금쯤 알고 있을 겁니다.”
“그자들이 김 회장 형인 줄 알고 이용한 것일까?”
“셋 중 한 명인 이형남과 김 회장의 형 김명도는 군대 동기로 자주 만나는 사이입니다. 이형남은 그동안 대마도를 여섯 번 다녀온 기록이 있습니다.”
안종관이 말하자 유병선이 거들었다.
“김 회장 부모와 형수, 조카 둘은 곧 풀려나겠지만 형은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습니다.”
“대마도 문제가 현실적으로 우리 주변에 닥쳐오는군.”
혼잣소리로 말한 서동수가 안종관에게 지시했다.
“대마도 반환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준비해봐요.”
긴장한 안종관의 시선을 받은 서동수가 말을 이었다.
“꼭 필요한 인물만 골라서 당분간은 극비로 운용하도록.”
“예, 각하.”
긴장한 안종관이 방을 나갔다. 이것으로 대마도 반환에 대한 정부의 첫 비공식 조치가 이루어졌다. 지금까지는 산발적으로 각 지자체에서 일어났던 대마도 반환 운동이 정부 차원에서 작동하게 된 것이다. 그때 방으로 의전실 비서가 들어와 말했다.
“각하, 김 총리가 오셨습니다.”
김동일과 만나기로 한 것이다. 서동수가 머리를 끄덕이자 곧 방으로 김동일이 들어섰다. 김동일은 당 비서 겸 선전선동부장에서 조직개편 후에 비서실장이 된 박경수를 대동하고 있다.
“어서 오시오.”
김동일을 맞은 서동수가 곧 집무실 소파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김동일은 수시로 연방대통령 집무실을 방문하는 바람에 ‘김 비서’라는 별명이 붙었다. 물론 연방대통령 비서실 측에서 부르는 애정 어린 별명이다.
오늘은 서동수가 김동일을 오라고 했다. 약간 긴장한 김동일이 서동수를 보았다. 서동수가 현안에 대해서 상의하자고만 했지 구체적인 내용은 말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동수가 입을 열었다.
“김 총리, 이번 토지개혁에서 자꾸 규제를 하지 않는 것이 나아요. 가만두라는 이야기를 하려고 불렀습니다.”
김동일이 숨을 들이켜는 소리를 내면서 얼굴이 굳어졌다. 박경수의 얼굴은 아예 시퍼렇게 되었다. 서동수가 아이들 가르치는 것처럼 말했기 때문이다. 그때 서동수가 빙그레 웃었다.
“조 총리하고도 합의했어요. 내 뒤를 이을 대한민국 대통령은 김 총리가 맡을 테니까 하는 말이에요.”
서동수가 말을 이었다.
“내 후계자에게 하는 충고로 들으세요.”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