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현직 경찰의 주터키 러시아 대사 피격 살해 장면을 카메라에 생생하게 담은 AP통신의 사진기자가 죽음의 위협 속에서도 사진을 찍지 않으면 훗날 후회할 것 같아 용기를 냈다고 밝혔다.
21일 미국 CBS 뉴스 등에 따르면 AP통신 사진기자 부르한 외즈빌리지(사진)는 사건 당일이었던 19일 퇴근길에 우연히 러시아대사가 참석하는 ‘터키인의 눈으로 본 러시아’ 사진전이 열리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추후에 러시아·터키 관계 기사에 유용하겠다는 생각으로 안드레이 카를로프 대사의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카를로프 대사가 개회사를 이어가는 중 갑자기 총성이 들렸고 행사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외즈빌리지는 두려움 속에서도 도망치지 않았고, 벽 뒤에 몸을 숨긴 채 팔을 뻗어 셔터를 눌렀다. 저격범 메블뤼트 메르트 알튼타시(22)가 흥분한 상태로 쓰러진 대사 주위를 빙빙 돌고, 벽에 걸린 사진을 부수고 있어 사진기자를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즈빌리지는 “분쟁지역에서 사진을 찍다 숨진 친구와 동료들이 떠올랐다”고 당시 소회를 전했다. 이어 “총에 맞아 죽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기자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회피할 수도 있었지만 나중에 ‘그때 왜 사진을 찍지 않았지?’라고 질문을 받는다면 제대로 답할 수 없을 것 같았다”고 밝혔다.
외즈빌리지가 촬영한 쓰러진 대사 옆에 서서 오른손에 총을 들고 왼손 검지를 하늘로 치켜든 채 고함을 지르는 알튼타시의 사진은 이튿날 전 세계 신문의 1면에 실리는 등 생생한 현장을 전한 중요한 보도사진으로 남게됐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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