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日 정부, 퇴위방식 등 논의중
일본 왕실 역사상 200여 년 만에 ‘생전 퇴위’ 의사를 밝혀 큰 반향을 일으킨 아키히토(明仁·사진) 일왕이 83세 생일을 맞은 가운데 자신의 생전 퇴위를 둘러싼 국민적 논의에 대해 “감사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키히토 일왕은 23일 83세 생일을 계기로 보도된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8월 생전 퇴위를 언급한 방송 메시지에 대해 “많은 사람이 귀를 기울여 주고, 각각의 입장에서 내 일처럼 생각해 주고 있는 것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그는 생전 퇴위 의사를 표명한 것에 대해 “일왕으로서 스스로의 행보를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존재방식과 업무에 대해 최근 수년간 생각해 온 것을 내각과도 상담하면서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아키히토 일왕은 지난 8월 8일 고령에 따른 업무 수행의 어려움 등을 직접 거론하며 생전 퇴위 입장을 시사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이번 인터뷰에서도 평화와 안정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1월 2차 대전 후 처음으로 필리핀을 방문해 필리핀 전몰자를 추도한 것에 대해 “2차 대전에서 목숨을 잃은 많은 필리핀인, 일본인의 희생 이후 오랜 시간이 흘러 양국의 우호가 구축됐다”고 말했다. 또 발생 5년을 맞은 동일본 대지진에 대해 “아직 많은 사람이 어려운 상황을 견디고 있어 하루라도 빨리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국민 모두가 함께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아키히토 일왕의 생전 퇴위 입장에도 그의 생전 퇴위가 언제 어떻게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일본 정부가 구성한 전문가회의는 특별법을 제정해 아키히토 일왕에 한해 예외적으로 생전 퇴위를 인정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지만, 제1야당인 민진당은 지난 19일 황실전범(皇室典範·왕위 계승 방식 등을 규정한 법률)을 개정해 아키히토 일왕 이후에도 생전 퇴위를 인정하자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채택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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