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왼쪽 두 번째) 특별검사가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특검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왼쪽 두 번째) 특별검사가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특검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그 외의 압수수색장소 선별중

국민연금 투자위원 일부 조사
1차 타깃 삼성관련 의혹 집중

최순실 차명재산 집중 파악중
朴 대통령 계좌추적도 불가피


박근혜정부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하는 박영수(64) 특별검사팀이 수사 초반 ‘무서울 정도의 수사 속도’로 최순실 사건의 핵심 의혹에 다가서고 있다. 최종 목표인 박근혜 대통령의 혐의 입증을 위해 1차 타깃은 삼성 관련 의혹으로 집중되고 있다.

특검팀은 또 최순실(60) 일가의 재산 형성과정을 면밀하게 추적하면서 박 대통령과의 연관성을 집중 파헤치고 있다. 특검팀은 이를 위해 광범위한 계좌추적과 회계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합병 찬성 국민연금 투자위원회 정조준 = 특검팀은 삼성그룹이 국민연금공단 투자위원회 소속 위원들에게 개별 접촉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 의견을 내도록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당시 투자위 회의에 참석했던 위원과 배석자 일부를 조사한 것으로 23일 전해졌다.

투자위 회의록에 따르면, 지난해 7월 10일 열린 회의 참석자 중에는 삼성과 미리 접촉했거나, 홍완선(60)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이 갑작스러운 인사로 교체한 사람들이 합병 찬성 목소리를 크게 냈던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위 회의 참석자 중 홍 전 본부장과 채모 리서치팀장, 한모 전 주식운용실장, 정모 책임투자팀장은 3일 전인 7월 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비공식 만남’을 가졌다. 또 투자위가 열리기 9일 전인 7월 1일 홍 전 본부장이 갑작스럽게 대체투자실장을 교체했는데, 이렇게 교체된 유모 실장은 삼성 합병에 찬성표를 던졌다. 투자위 위원 중 홍 전 본부장, 유 실장 등 8명이 합병 찬성표를, 이모 전 운용전략실장 등 3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특검팀은 특히 배임 혐의를 받는 홍 전 본부장에 대해서는 조만간 소환조사한 후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계좌추적팀·회계분석팀 정식 직제로…자금추적 본격화 = 이와 함께 특검팀은 계좌추적팀과 회계분석팀을 정식 직제로 편성했다. 박 특검은 2월 말까지 시한이 정해진 특검 수사에서 효율적 수사를 위해서는 탄탄한 계좌추적 작업이 필수라는 판단에 따라 별도의 계좌추적팀과 회계분석팀을 꾸렸다.

특검팀은 또 이 팀에서 일할 자금추적 전문가 영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윤석열 4팀장의 추천으로 검찰 수사관 출신 자금분석 전문가 A 씨가 합류하고, 국세청 근무 경력이 있는 변호사 B 씨도 특검에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계좌추적팀과 회계분석팀은 현재 최 씨 일가에 대해 전방위 계좌추적을 벌이고 있다. 박 대통령의 제3자 뇌물죄를 입증할 수 있는 ‘수상한 돈거래’ 정황을 집중 파헤치고 있다.

최 씨의 재산은 340억 원가량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외 최 씨가 차명으로 보유한 재산이 있는지 등 불법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재산 내역을 파악 중이다. 아울러 특검팀은 최 씨의 부친 최태민(1994년 사망) 씨의 재산 형성과정도 살펴보고 있다. 특검팀은 최태민 씨의 재산 축적과정에 박 대통령이 깊숙이 개입했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특검팀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이명박 후보 캠프에서 ‘박근혜 후보 검증’을 맡았던 정두언 전 의원을 최근 만나 최태민 일가의 재산 형성과정과 박 대통령과의 인연 등을 캐묻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특검팀이 박 대통령에 대한 계좌추적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최 씨 일가에 대한 계좌추적 결과, 박 대통령과 관련한 수상한 돈 흐름이 포착되면, 대통령에 대한 직접 계좌추적 작업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 대통령이 이미 직권남용, 뇌물 혐의 피의자로 입건된 것으로 알려져, 체포·구속영장이 아닌 기초단계 영장인 통신·계좌 영장 청구 및 발부가 가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청와대 직접 압수수색 방침 확정 = 특검팀은 “청와대의 ‘특정 구역’에 대해 압수수색할 것”이라는 입장을 공식 정했다. (문화일보 12월 19일자 1·3면 참조) 특검 관계자는 “검찰과 다른 방식의 실효성 있는 압수수색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라며 “군사·보안과 상관없는 특정 구역에 대해 압수수색할 것이라는 입장을 정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청구 때 영장 청구 항목인 ‘압수수색을 필요로 하는 사유’에 “경호실·의무동 등은 군사·보안시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구체적으로 적시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현재 경호실·의무동을 압수수색 대상으로 정하고, 그 외 압수수색이 필요성이 인정되는 장소를 선별하고 있다.

손기은·이후연·김리안 기자 s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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