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등의 핵심 메모리 반도체로 떠오른 ‘낸드 플래시’(전원을 꺼도 데이터를 기억) 시장의 차세대 주도권을 둘러싸고 삼성전자와 도시바·SK하이닉스 등의 ‘선점 전쟁’이 새해 벽두부터 불붙을 전망이다. 이 시장을 독주해 온 삼성전자는 연초 ‘64단 3D’ 낸드 플래시를 세계 최초로 양산, 후발주자의 추격을 멀찌감치 따돌리겠다는 전략이다. ‘아파트’처럼 회로를 수직으로 올려 메모리 용량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3D 낸드 플래시는 적층 수(단)가 높을수록 원가 및 제품 경쟁력이 올라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6일 “2013년 24단, 2015년 48단 낸드 플래시를 세계 최초로 양산했다”면서 “내년 초에는 이어 64단 양산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확인했다. 기존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연내는 어렵겠지만, 내년 초에는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는 얘기다.
삼성전자는 역대 최대 투자액인 15조6000억 원을 쏟아부어 조성한 경기 평택 반도체 사업장에서 64단 낸드 플래시를 생산할 채비를 하고 있다. 64단 낸드 플래시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면 메모리 시장은 테라바이트(TB·1000GB) 시대로 본격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 SK하이닉스 등도 차세대 시장 진출을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상반기 72단 낸드 플래시 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하반기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를 추격하기 위해 64단을 건너뛰고 72단으로 바로 가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8월 완공한 최첨단 공장인 경기 이천의 M14 2층을 3D 낸드 전용 설비로 활용할 방침이다. 도시바는 지난 7월 64단 낸드 플래시 샘플을 공개했다. 아직까진 양산 시점을 분명히 밝히지 못하고 있으나 차세대 시장 선점을 위해 양산 시기를 최대한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들은 “도시바, SK하이닉스 등이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차세대 낸드 플래시 양산으로 곧장 질러가는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실제로 양산이라는 결과를 내놓기 전까지는 후발 주자들의 도전이 얼마나 거셀지, 현재로선 가늠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IHS테크놀로지에 따르면 스마트폰·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 성장에 따라 낸드 플래시 시장규모는 2015년 8200만GB에서 2020년 5억800만GB로 급성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