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권 상황 개선을 위한 연구·정책개발을 수행하는 북한인권재단의 연내 출범이 사실상 무산됐다. 북한인권법이 11년간의 진통 끝에 지난 9월 시행됐지만 법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북한인권재단은 상근이사를 둘러싼 정부와 야당의 견해차 속에서 4개월째 표류하고 있다.
26일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인권재단 이사 여야 추천 몫 10명 중 새누리당(5명)과 국민의당(1명)은 국회사무처 의사국에 명단을 제출했지만, 더불어민주당(4명)은 아직 이사 명단을 제출하지 않고 있다. 민주당이 재단 이사 추천을 미루고 있는 것은 상근 이사 중 야당 몫이 있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북한인권재단 이사진은 여당과 야당이 각각 5명, 통일부 장관이 2명을 추천해 총 12명으로 구성되는데 이중 상근 이사직은 이사장과 사무총장 두 자리다. 이사장은 이사진의 호선으로 선출되는데 정부와 여당 추천 인사가 7명이어서 이사장은 정부 추천 인사 중에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 사무총장은 이사장이 임명한다는 점에서 정부 혹은 여당 추천 인사 중에 1명이 선택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북한인권재단 상근 이사직 1명을 야당 몫으로 보장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상근이사인 사무총장을 야당에 양보하면 북한인권재단 운영과정에서 혼선이 빚어질 것이라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지난주 국회 외교통상위원장인 심재권 민주당 의원을 만나 연내 북한인권재단이 출범할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할 방침이었지만, 홍 장관과 심 위원장 간의 면담은 성사되지 않았다. 민주당이 이번 주에 이사진을 추천한다고 해도 창립 이사회를 열어 이사장을 선출하고 정관을 확정해야 하는 절차가 남아있어 현실적으로 연내 출범은 힘들게 됐다. 정부와 야당의 견해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어 서울 마포구에 마련된 재단 사무실은 4개월 가까이 현판식조차 못하고 있고 향후 출범 일정도 불투명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