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협상 위주 대북정책 기대
김정은, 내부위기에 黨 단속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상황에서 내년 남한의 대선 결과에 따른 정세 변화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북한은 남한의 촛불시위와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이 남한의 권력구조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면서 내부체제의 이완을 막고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판세 흔들기를 시도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26일 최경희 한양대 현대한국연구소 연구위원은 “올해의 정치 행사를 대부분 끝낸 김정은이 25일 예고 없이 제1차 전국 노동당(전당) 초급당위원장 대회를 개최해 ‘요령주의와 공명주의’ ‘세도와 전횡’ ‘부정부패’ 타파를 강조한 것은 그만큼 내부의 위기의식이 반영된 결과”라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대회에서 “당 정책에 대하여 말로만 외우면서 그 집행을 위한 사업을 눈가림식으로, 요령주의적으로 하는 단위들이 있다”며 “기본 과업을 제대로 못 하는 당 조직들은 과연 우리 당과 혁명에 필요한가 하는 데 대하여 심각하게 반성해 보아야 할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언급은 현재 북한이 추진 중인 각종 과업의 성과가 부진하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효과가 점점 나타나면서 경제사정이 어려워지고 체제를 유지하는 동력도 약화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김 위원장은 내년 남한의 정세변화로 현재의 대북제재와 압박 정책이 대화와 협상 위주로 바뀌는 상황을 바라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북한의 외교고립도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24일 북한은 국제무대에서 4차 핵실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비동맹국가들을 끌어들여 타개를 시도했지만 캄보디아와 라오스, 콩고민주공화국 등 전통 우방들도 북한을 냉대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됐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남한의 촛불시위와 박 대통령 탄핵 정국을 노동신문 등 매체를 통해 당초 대대적으로 보도하다가 북한 내부사회에 미칠 ‘역풍’을 우려해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북한은 탄핵안 결의를 기점으로 대남 비난 횟수를 일평균 33회에서 19회로 줄이고 촛불 시위 동영상은 일절 보도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최 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이 기득권 부정부패에 분노한 남한의 촛불 민심이 정권을 흔드는 모습이 북한에서도 재현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보고 위기의식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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