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알렉산드로프 앙상블(옛 붉은 군대 합창단) 단원 64명을 포함해 승객 92명을 태우고 시리아로 향하던 러시아 국방부 소속 항공기가 추락해 탑승객 전원이 사망했다. 러시아 정부는 테러 가능성을 배제하고 기체 결함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사고기 블랙박스에 추적 장치가 설치돼 있지 않아 사고 원인 파악에는 장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25일 타스와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이날 오전 모스크바에서 소치를 거쳐 시리아 라타키아로 향하다 흑해에 추락한 투폴레프(Tu)-154 항공기 사고와 관련한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사고 원인 파악에 착수했다. 조사위원장을 맡은 막심 소콜로프 교통부 장관은 “조사위원회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면서 “테러 공격이라고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해 테러 가능성을 사실상 배제했다. 조사위 관계자도 “사고 원인으로 테러 가능성은 사실상 제외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정부가 테러 가능성을 제외한 것은 사고기 출발지가 모스크바 인근 츠칼로프스키 군사비행장으로 경비가 철저한 데다 중간 기착지였던 소치 공항 역시 민·군 공동 사용으로 강력한 통제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사고기 조종사가 경험이 많은 베테랑이었다는 점에서 조종사 실수 가능성도 낮다. 이에 따라 러시아 정부는 30년 이상 사용된 사고기가 고장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기는 지난 1983년 생산된 노후기종이다.
하지만 사고기가 노후기종이어서 비행 기록이 담긴 블랙박스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콜로프 장관은 “사고기 기종은 블랙박스에 전파 추적 장치가 달려 있지 않다”며 “블랙박스 탐색에 고성능 레이더 등을 사용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그는 “수색 기간은 상황에 달려 있는데 장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고 항공기에 타고 있던 알렉산드로프 앙상블 단원들은 신년 위문공연을 할 계획이었다. 1928년 단원 12명으로 출발한 이 합창단은 러시아 3대 합창단에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