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인은 2016년 한 해 라운드 성적을 내보니 평균 90타 이상을 쳤다며 그곳에 투자한 시간과 돈이 아깝다고 화를 냅니다. 우리는 늘 결과만 가지고 평가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골프 전설 게리 플레이어가 가장 싫어하는 말이 “당신처럼 볼을 잘 칠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잘 치기까지의 피나는 연습 과정에 대한 생각은 생략됐기 때문이죠. 쉽게 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하기까지 피나는 노력이 있었던 것입니다.
살면서 우리가 놓치는 부분이 바로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90대 스코어를 낸 것에 대한 분노와 낙담으로 그 과정에서 얻은 힐링과 행복의 가치에 대한 평가는 생략돼 있습니다. 본인이 희망하는 스코어만큼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되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묵은 것을 제거하고 새로운 것을 펼쳐 낸다는 제구포신(除舊布新)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과거에 갇혀 불만만 토로할 것이 아니라 희망을 노래해야 발전이 있습니다. 2016년 우리 모두는 힘든 한 해를 보냈습니다. 그 어느 해보다도 어려웠다고 합니다. 하지만 되돌아보면 국민의 가슴에 뜨거운 피를 돌게 했던 좋은 일도 많았습니다. 박인비의 120년 만의 올림픽 금메달은 살면서 잊지 못할 감동과 희망의 메시지입니다. 손가락 부상을 딛고 정상에 오른 것이기에 더 감격적입니다.
헤밍웨이는 “태양은 또다시 떠오른다. 태양이 저녁이 되면 석양이 물든 지평선으로 지지만 아침이 되면 다시 떠오른다. 태양은 결코 이 세상을 어둠이 지배하도록 놔두지 않는다. 태양은 밝음을 주고 생명을 주고 따스함을 준다. 태양이 있는 한 절망하지 않아도 된다. 희망이 곧 태양이다”라고 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 새해는 오지만 희망은 노력하지 않으면 실현할 수 없습니다. 새해에는 우리가 바라는 것만 생각하지 말고 희망을 실현하기 위해 뛰어야 합니다. G 무어는 “우리는 과거에 대한 집착보다 미래의 희망으로 살고 있다”고 했습니다. 새해에는 우승한 사람의 스윙에 대한 칭찬보다는 피땀으로 만들어 낸 스윙에 대한 생각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종현 시인(레저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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