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바마, 임기 3주 남겨놓고…‘대선 개입’ 러에 초강경 보복

트럼프 “우린 우리 삶 살아야”
오바마 조치 우회적으로 비판

정보당국·공화당 러 제재 지지
현실적으로 번복 어렵단 전망도


미국 정부가 단행한 대(對)러시아 제재가 국제관계에 파장을 몰고 온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제45대 대통령 당선자가 취임 후 제재를 유지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2월 29일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들은 버락 오바마 정부의 러시아에 대한 초강력 제재를 친(親)러 성향을 보이는 트럼프의 ‘러시아 회귀(pivot to Russia)’ 노선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 분석했다. 트럼프는 제재 발표 후 성명을 통해 “국익의 관점에서 정보당국 수장들을 만나 이번 사안의 진전된 내용을 살필 것”이라고 밝히며 “미국이 더 크고 더 좋은 일로 넘어가야 할 때”라고 말해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보이지 않았다. 앞서 제재 발표 전날인 28일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도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서 컴퓨터가 시대에 걸쳐 발전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 삶을 살 필요가 있다”고 말해 오바마 정부의 보복 조치를 우회적으로 반대했다.

트럼프가 오바마 정부의 결정에 거리를 두는 것은 제재안 지지가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겨냥한 러시아의 해킹이 자신의 당선을 도왔다는 것을 인정하는 모양새가 되는 것은 물론, 차기 정권에서 러시아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려는 구상을 세웠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WP는 외교 전문가들을 인용, 트럼프가 리처드 닉슨 대통령 이후 가장 근본적인 외교 정책의 변화를 시도할 것으로 예측하며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회귀(pivot to Asia)’ 노선이 러시아 회귀로 대체될 수 있다고 예측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취임 후 대러 제재를 유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그가 중앙정보국(CIA) 등 정보기관의 결론은 물론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의원 등 공화당 주도로 미 의회가 추진 중인 제재법안까지 뒤집으면서 러시아 편에 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 의장도 제재 발표 후 “러시아는 전 세계에 위험한 불안의 씨앗을 뿌려왔고 미국 가치의 기반을 허물어트리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고, 양국은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나라가 아니다”며 “때늦은 조치지만 러시아와의 8년 동안에 걸친 잘못된 정책에 종지부를 찍는 적절한 방법이다”며 제재안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는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 제재가 번복될 것이라는 기대를 보이고 있다. 콘스탄틴 코사세프 러시아 상원 외교위원회 의장은 “정권 이양기인 만큼 트럼프가 내놓을 반응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 역시 “임기가 3주밖에 남지 않은 미 행정부의 이번 제재 효과를 과대평가하고 싶지 않다”고 일축했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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