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영향력 확대 등 최대성과
WP “러 경기침체·여론악화로
올해도 행운 이어질지 미지수”


2016년에 세계 지도자 중에서 블라디미르 푸틴(사진) 러시아 대통령만큼 원하는 것을 다 손에 넣은 정상은 없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의 행운이 2017년에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1일 워싱턴포스트(WP)는 2016년에 푸틴 대통령이 최대의 성과를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 국내 지지도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것은 물론 해외에서도 발언권이 강화됐다. 알레포 승전과 시리아 평화 협정 주도로 중동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했고, 유럽 각국에서는 친러를 내세운 극우파들이 득세하고 있다. 특히 해킹을 통해 미국 대선에 개입함으로써 서방 정치권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는 능력도 보여줬다. 이처럼 지난해 푸틴 대통령이 이뤄낸 여러 승리를 보면 올해도 푸틴 대통령의 거침없는 행보를 막아낼 걸림돌은 없어 보인다.

WP는 그러나 러시아의 경기 침체와 국내 여론 악화, 세계 정치에 대한 영향력 약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강한 미국 정책 등으로 인해 올해 푸틴 대통령이 지난해만큼 성과를 거두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2013년 2조2000억 달러였던 러시아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서방 경제제재로 인해 1조3000억 달러까지 추락했다. 러시아 국민 중 저축을 한 푼이라도 한 사람의 비율은 2013년 72%에서 2016년 27%까지 떨어졌다. 강해 보이는 외견과 달리 내실은 취약한 상태다.

우크라이나나 시리아에서의 러시아가 얻은 승리도 미국이 개입을 꺼린 덕분이다. 미국은 우크라이나나 시리아의 경우 자국의 핵심 이익이 걸려있는 지역이 아니어서 러시아의 행보에 강하게 제동을 걸지는 않았다. WP는 국내 경제·정치적 약점을 안고 있는 푸틴 대통령이 강한 미국을 내세운 트럼프에 대놓고 도전하는 움직임을 보이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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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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