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 군사능력 강화하면
中에 대북단속 요구 압박 효과
사드 외 SM3·PAC3 미사일 등
각종 방어체계, 지렛대로 활용을
자체 핵무장·전술핵 재배치論
現정책 제대로 작동안해 나온것
이란式 ‘세컨더리 보이콧’ 포함
훨씬 강도높은 대북제재 취해야
北에 선제타격· 예방적타격 등
트럼프, 모든 선택지 검토할 것
매티스 국방장관 내정자 인준땐
對이란·중국 정책 변화 불가피
美, 대중정책도 더 강경해질 듯
中 시장 장벽 낮추려 노력할 것
한국 방위비분담금 검토해보면
다른동맹보다 합리적이다 할것
[인터뷰 = 신보영 워싱턴 특파원]
배리 파벨 미국 애틀랜틱 카운실 선임 부회장은 국방부 수석 부차관보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선임 국장 등을 역임한 국방정책 전문가다. 브라운대에서 수학·경제학을 전공한 뒤 프린스턴대에서 안보학 석사 학위를 받은 파벨 부회장은 1993년 국방부에 들어간 뒤 미사일·사이버안보 등과 관련한 국방정책 수립에 깊게 관여해왔다. 파벨 부회장은 2008년 10월부터 2010년 7월까지 백악관 NSC의 국방정책·전략 선임 국장 겸 대통령 특보로 활동하면서 조지 W 부시 행정부와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모두 일한 경험이 있다. 특히 파벨 부회장은 오바마 대통령이 2009년 유럽에 미사일방어체계(MD) 배치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실무를 총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애틀랜틱 카운실에서 브렌트 스코크로프트 국제안보센터를 담당하고 있다.
“중국이 북핵 문제에 협조하지 않으면 한·미 동맹이 취할 조치는 훨씬 많습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는 작은(minor) 조치에 불과합니다.”
배리 파벨 미국 애틀랜틱 카운실 선임 부회장은 문화일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중국의 사드 배치 반대는 한·미 동맹에는 오히려 이득이자 레버리지(수단)가 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파벨 부회장은 차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중·대북 강경 정책을 예상하면서도 “북한 문제를 둘러싼 갈등 고조는 중국에 더 피해가 될 수 있으므로, 중국이 보복 조치로 북한을 활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국방부 특수작전·저강도 갈등 담당 수석 부차관보를 지낸 파벨 부회장은 차기 트럼프 행정부의 초대 국방부 장관으로 지명된 제임스 매티스 전 미군 중부사령관과 함께 합동군사령부에서 근무한 인연이 있다. 그는 매티스 지명자에 대해 “매우 좋은 사람”이라며 높게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메일을 보내면 즉각 답변이 온다”는 얘기도 했다. 또 파벨 부회장은 한때 트럼프 행정부의 초대 국무장관 후보로 물망에 올랐던, 주중 미국대사 출신의 존 헌츠먼 이사회 회장이 이끄는 애틀랜틱 카운실의 집행부 3인방 중 한 명이다. ‘대서양’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유럽·중동 외교·안보 현안에 집중했던 애틀랜틱 카운실은 올해 아시아 센터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인터뷰는 파벨 부회장이 2주에 걸친 일본 출장 및 휴가를 하루 앞둔 지난해 12월 12일 워싱턴의 애틀랜틱 카운실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전임 부시 W 조지 행정부와 현행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백악관에서 모두 일한 경력이 있는데, 이번 정권 인수·인계는 과거와 좀 다른가.
“모든 인수·인계는 다 다르다. 2000년과 2008년 국방부에 재직하면서 직접적으로 권력 인수·인계를 경험했다. 2008∼2009년에는 백악관에서 일하면서 권력 인수·인계를 경험했는데, 당시 부시 행정부에 있다가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도 일했기 때문에 양쪽 행정부를 다 겪었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번 인수·인계를 매우 프로답게 차기 행정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태도를 가지고 있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행정부가 얼마나 잘할지를 지켜볼 때이며, 내각 인사가 확정되면 차기 행정부의 정책 방향도 정해질 것이다. 누가 장관이 되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에서는 국무부 장관과 국방부 장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누구냐가 매우 중요하다.”
―국방 전문가로서 매티스 지명자의 정책적 입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이란·이슬람국가(IS) 등에 대한 그의 입장은 잘 알려져 있다. 다른 현안은 그가 트럼프와 어떻게 논의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 이란의 경우 오바마 행정부보다 훨씬 덜 우호적일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중국 정책에 대해서는 아직 알기 어렵다. 트럼프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입장을 유지할 것인가, 취임 뒤 참모진과 협의한 뒤 공식 정책으로 발전시킬 것인가 등에 대한 질문에는 현재로서는 답하기 어렵다. 다만, 지금 예측할 수 있는 것은 트럼프가 중국에 강경한 태도를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중 관계에서는 새로운 다이내믹(동학)이 있을 것으로 본다.”
―이전의 행정부들도 출범 전에는 항상 ‘중국 때리기’에 나섰다가 집권 뒤에는 입장을 바꿔왔다.
“그럴 수 있다. 그래서 트럼프가 국방·국무장관과 어떻게 이야기하는지가 중요하다. 국무장관 등 참모진이 대중 정책에 대한 어떤 통찰을 보여준다면 정책이 바뀔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트럼프가 중국과 더 폭넓은(broader) 현안들을 논의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현재 미·중 간에 10∼15개의 현안이 있다면, 트럼프는 여기에 16번째 의제를 추가하려고 한다. 지난 40년 가까이 전혀 논의가 안 됐던, 미국·대만 관계라는 새로운 현안을 협상 테이블에 올리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본인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이를 레버리지로 활용하겠다고 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만 카드’를 사용한다면 중국은 보복 조치로 ‘북한 카드’를 흔들 수 있지 않을까.
“당연히 중국도 다른 방식으로 움직일 수 있다. 미국을 껄끄럽게 만들 수 있고, 미국처럼 전혀 다른 현안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게임을 할 수 있다. 양측이 대립하고 있는 부분에서 갈등을 고조시킬 수도 있다. 북한일 수도 있고, 무역이나 시리아 정책, 유럽과의 관계 등일 수도 있다. 한쪽에서 움직이면 상대방이 대응하는 게임이 될 것이다. 하지만 북한 문제가 그런 카드 중 하나일 것이라고 확실히 말하기는 어렵다. 북한 문제에서 갈등을 고조시키는 것은 중국에 더 피해가 클 수 있고, 중국의 안보 상황을 좀 더 위험하게 만들 것이다. 그 때문에 중국은 아마도 북한보다는 다른 수단을 활용할 것이라고 본다.”
―중국을 압박하면서도 북핵 문제에서는 중국 협력을 요구하는 트럼프 정책은 모순적이지 않은가.
“미국의 러시아, 중국과의 관계, 어느 정도에서는 이란과의 관계, 하다못해 우방국과의 관계에서도 다양한 현안에 걸쳐 협력과 긴장이 교차한다. 미국·프랑스, 미국·이스라엘 관계조차도 그런 면이 있다. 대표적 사례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정착촌 문제의 경우 오바마 행정부는 반대했었다. 그런 점에서 미·중 관계에는 항상 불합치에 대한 합의(agree to disagree)가 존재한다. 반면 기후변화 등은 협력 사안이다. 강대국 간 관계에서는 늘 협력과 갈등이라는 2가지 측면이 공존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중 정책에서는 확실히 갈등 쪽으로 나아가는 것 같다.
“트럼프는 미국이 그동안 중국을 관대하게 대해 왔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중국 기업의 미국 시장에 대한 접근도는 미국 기업의 중국 시장에 대한 접근도보다 훨씬 크다. 트럼프가 미국 기업의 중국 시장에 대한 접근을 좀 더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중국을 압박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관측이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어떻게 전망하나.
“현재 시점에서 매우 관측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매우 공세적인(assertive) 정책일 가능성이 높다. 현재 트럼프가 보이고 있는 중국 정책이 좋은 지표가 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정권의 핵무기 개발을 더 어렵게 만들고,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제재를 훨씬 강화한다든지, 대북 문제와 관련해 미국의 군사적 태세를 강화한다든지, 한국과의 공조를 늘린다든지 하는 압박을 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많은데,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공격 징후가 보이면 선제타격(preemptive strike)을 할 수 있나.
“선제타격은 국제법적 권한이며, 자위권에 해당된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가 없지만 핵·미사일 시설을 정밀 타격하는, 예방적 타격(preventive strike)은 트럼프 행정부가 정책 대안으로 검토할 것으로 보는가.
“물론이다. 나는 이 방안을 지지한다고 할 수 없지만,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도 이 방안은 논의된 적이 있다. 당시 윌리엄 페리 국방장관 하에서 이 방안이 논의됐고, 현재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이 당시 입안을 도왔던 것으로 안다. 이 방안은 확실히 하나의 선택지로, 트럼프 행정부에서 새로운 대북정책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논의될 것이다. 다만 이 선택지는 전쟁을 촉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위험할 수 있으며, 북한의 보복 공격 가능성에 대해서도 다 검토해야 할 것이다. 중국까지 개입된다면 극도로 위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내가 정책을 검토하는 자리에 있다면 이 선택지는 삭제할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포함해 모든 선택지를 다 검토할 것이다.”
―일부에서는 예방적 타격을 하기에는 북한의 핵 능력이 너무 진전돼 있다는 우려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이 선택지의 실행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고 본다. 물론 북한이 핵무기를 실전에 운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한다면, 이 선택지를 활용하느냐 여부는 위험을 최소화하고 이득은 극대화는 방법으로 목표물을 제거할 수 있다는 군사 사령관의 자신감에 달려 있다.”
―한국에서는 대안으로 자체 핵무장이나 전술핵 재배치 주장이 나오는데.
“북한의 핵 개발이 가속화되고, 미국이 이를 예방하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한국인들은 동맹에 대한 신뢰를 의심하고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을 지지할 것이다. 하지만 내게 이런 주장들은 우리가 정말 정책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현행 정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니까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훨씬 중대한 대북제재를 가해야 하며, 이란에 했던 것과 같은 수준의 제재 조치를 취해야 한다.”
―중국 등 제3국의 기관·개인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의미하는가.
“그렇다. 우리는 더 진지하게 제재를 가해야 한다. 북한의 핵 위협을 억지하기 위한 군사력 강화에도 초점을 맞춰야 한다. 동맹의 군사력을 구축해야 하는데, 여기에는 미사일방어체계(MD), 사이버안보, 특수작전군 등이 포함되며, 다양한 메커니즘을 통해 강화된 억지력을 보여줘야 한다.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 등을 지지하지는 않는다. 전술핵 외에도 억지력 시위 효과를 가진 정기적인 연합훈련이라든지,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다양한 수준의 군사적 조치들이 있다. 내 제안대로 한·미 간에 군사적 능력을 강화하는 조치를 시행한다면 중국은 매우 분노할 것이다. 하지만 이게 오히려 우리에게는 중국에 북한 위협에 대응해 뭔가 더 하라고 요구할 수 있는 일종의 레버리지가 될 수 있다. 사드 배치는 매우 작은 조치이며, 전혀 중국의 핵 능력에 위협이 안 된다. 하지만 한·미가 군사적 능력 증강을 위해 추가로 도입할 무기체계는 중국에 더 심각한 우려 사항이 될 것이다. 이 때문에 중국은 북핵 문제에서 우리와 협력해야 할 이해관계가 더 많다. 흥미로운 점은 사드 배치의 목적은 중국을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 한·미 동맹 강화를 위한 것이었는데, 중국이 이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에게는 득이 되고 있다.”
―사드 배치가 작은 조치라면 다른 선택지가 뭐가 더 있을 수 있나.
“사드는 하나의 방어 무기일 뿐이며, SM3·PAC3 미사일 등 다양한 미사일방어체계가 있다. 보유 중인 체계도 있고, 개발 중인 체계도 있다. 유럽에 배치되는 ‘페이스드 어댑티드(phased adapted) 미사일방어체계 등 활용할 수 있는 무기체계는 아주 많다.”
―트럼프가 선거 과정에서 밝힌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이라든지, 주한미군 철수·핵무장 허용 시사 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그건 캠페인 때 한 이야기다. 캠페인 때 한 이야기를 모두 정부에 들어간 뒤에도 그대로 말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새 행정부는 모든 동맹과의 관계를 살펴보면서 동맹이 제공하는 비용이 상식 수준인지 살펴볼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어떤 행정부에서도 이런 시도는 합리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과의 동맹 관계는 그다지 많은 방위비를 분담하고 있지 않은 다른 동맹과의 관계보다는 훨씬 더 나은 것이라는 결론을 트럼프 행정부가 얻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글·사진 = boyoung2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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