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의 시대, 예술의 죽음을 선언한 시대, 문자의 힘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이 있다고 믿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것은 기도라고, 가려움에 견딜 수 없어 토하고 마는 어떤 묵상이라고 믿으며, 자꾸만 녹아 들어가는 빙산 위에 허수아비처럼 서 있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기형도 때문이었습니다. 2년 정도를 아무것도 안 하고 시만 읽고 시만 썼습니다. 아니 시 흉내를 냈습니다. 색이 다른 단어가 만나는 경계에서 출렁거리는 낯선 감흥. 그 맛깔나는 단어들을 찾아 문장 속을 헤엄치다가 잠들다가 했습니다. 누군가는 말했습니다. 좀 더 간절해야 한다고, 좀 더 절박해야 한다고…상식이 통하지 않는 세상에서,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일들이 일상이 되어버린 세상에서, 동화적 상상력으로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어쩌면 무모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잠깐 스쳤을 뿐인데, 뭐가 묻어난다는 말을 듣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자연에 대하여, 자신에 대하여 질문하며 살아가겠습니다. 어떡하면 지루한 얘기를 지루하지 않게 말할까 고민하겠습니다.
이제 돌아오지 못할 길에 들어섰습니다, 속절없이 주어진 시간을 무모하게 써 내려 가겠습니다. 부질없음을 탓하지 않고, 그냥 습관처럼 하던 일을 계속하며 무지렁이처럼 살아보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거울 속의 나를 몰라보고 그냥 웃습니다. 들어가는 문은 있으나 나가는 문은 없습니다.
서툴기 짝이 없는 저를 뽑아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우석대 문창과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독하게 살겠습니다.
△1965년 전북 군산 출생
△우석대 대학원 문예창작과 졸업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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