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당선소감 - 김수연

나의 할아버지는 어린 나를 데리고 자주 서점에 가셨습니다. 한참을 빙빙 돌며 책을 고르는 동안 묵묵히 기다려 주셨습니다.

네 권을 고르면 세 권은 할아버지가, 한 권은 내가 들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다 읽고 맘에 쏙 들어 여러 번 읽고 싶은 책은 쉽게 손이 닿는 책장 아래에, 나머지는 위에 두었습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생각했습니다. 나도 누군가의 책장 아래에 꽂히는 책을 쓰고 싶다고.

읽을 때와 달리 쓰는 시간은 항상 즐겁지만은 않았습니다. 혹시 내 길이 아닌 곳을 가고 있는 건 아닌가 몇 번씩 뒤돌아보기도 했습니다.

당선 소식은 정말로 큰 선물입니다. 적어도 아예 틀린 길을 걸어온 건 아니었구나, 이제야 조금 안심할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인내해준 나 자신과 모두에게 감사합니다. 사랑하는 가족, 응원해준 이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

다시 글쓰기를 시작할 계기를 주시고 동화의 참모습을 보여주신 중앙대 대학원 교수님들, 용기 주신 이송현 선생님, 참으로 감사합니다. 소중한 도란, 학우들과 한겨레 동기들, 덕분에 쓰는 동안 외롭지 않았습니다.

오늘의 마음을 잊지 않고 천천히, 그러나 쉬지 않고 나아가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부족한 글을 뽑아주신 문화일보 심사위원님들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1983년 서울 출생

△중앙대 대학원 문화예술콘텐츠학과 졸업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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