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미(왼쪽) 동화 작가와 김서정 평론가가 2017 문화일보 신춘문예 동화 응모작을 살펴보며 의견을 나누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
황선미(왼쪽) 동화 작가와 김서정 평론가가 2017 문화일보 신춘문예 동화 응모작을 살펴보며 의견을 나누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
동화 심사평

올해 응모작들의 경향은 ‘거칠거나 힘없거나’였다. 화장, 이성 교제, 성폭력, 힙합 등 새로운 이슈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점이 눈에 띄었지만 자극적 소재 이상의 이야기는 보이지 않았다. 아이들의 첨예한 삶의 현장을 보다 숙성된 작품으로 만들겠다는 작가적 성찰이 더 필요해 보인다.

‘매일매일 숨바꼭질’은 가장 문장이 좋은 작품이었다. 하지만 엄마와 어린 아들의 지난한 삶이 늪처럼 독자를 끌어들일 뿐 동화적인 전망이 없다는 점이 걸림돌이었다. 내 글을 읽는 어린 독자와 무엇을 소통하고 싶은지 숙고해 보기를 부탁하고 싶다.

‘좋아요’는 한 SNS 매체에 글을 올리면서 ‘좋아요’를 더 많이 받기 위해 경쟁하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미묘한 이성감정과 어우러져 펼쳐진다. 시의성 있는 소재이지만 그것을 다루는 방식은 낡은 전형이어서 소재를 충분히 의미 있게 살려내지 못했다. ‘사라진 고추를 찾아라’는 아빠의 사업 실패 후 시골로 간 아이와 다문화가정 급우와의 갈등과 화해를 그린다. 아빠와 아들 두 인물의 사연이 교차 직조되면서 입체적인 이야기가 될 수 있었지만 너무 힘없는 문장이 문제였다.

당선작은 ‘그런 하루’로 결정되었다. 두 아이가 개를 맡기고 사라진 여자를 찾아다니는 하루저녁의 에피소드가 무게감이 그다지 없어 보인다는 점에서 망설였지만, 읽을수록 깊은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었다. 엄마가 없는 두 아이가 ‘할 말을 잃은 채’ ‘갈 곳을 잃은 채’ 저녁을 맞는 도입부에서 아리던 마음은, 아이들이 개 주인을 끈질기게 추적하고 개를 버리려던 주인은 후회하며 돌아오는 말미에서 따뜻하게 다독여진다. 작은 에피소드가 툭 던져진 듯 보이지만 아이들과 아빠들, 개와 그 주인 등 많은 인생들의 고단한 삶이 파문처럼 번져나가며 큰 울림을 준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면서도 감각적인 문장과 침착한 시선이 그 울림을 만들어내는 큰 힘이다.

당선을 축하하며, 주인공 아이의 말대로 ‘최선’을 다해 작가의 길을 걷기를 바란다.

심사위원 김서정·황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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