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문제의 근본 원인은 경직된 노동시장 구조와 대기업 독점 노조에 문제가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28일 서울 마포구 신수동 서강대 연구실에서 만난 남성일(사진) 경제학부 교수의 말이다. 남 교수는 10여 년 전부터 일자리 문제의 원인은 바뀌지 않았고, 이에 대한 해결 역시 한 번도 제대로 이뤄진 적이 없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글로벌 경기 침체 등에 따른 성장 둔화는 모든 나라가 겪는 문제지만, 성장이 둔화된 국가들이 전부 우리나라처럼 심각한 일자리 부족 문제를 겪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경제성장의 둔화가 일자리 부족 문제의 배경에 있기는 하지만, 보다 직접적인 원인은 다른 데에 있다는 뜻이다.
그는 우선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원인으로 지적했다. 남 교수는 “임금 등 노동 관련 제도 기준이 전부 ‘인풋’(노동시간 등)에 맞춰져 있는 것이 가장 문제”라고 말했다. 직원이 낸 ‘아웃풋’(성과)을 기준으로 바뀌어 가는 세계 노동제도의 흐름에 반해, 일터를 오래 지키면 임금이 올라가는 생산성이 떨어지는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이어 “청년 고용 등 지표가 회복되고 있는 이웃 나라 일본 역시 호봉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 대신으로 파견 근무라고 하는 비정규직의 고용과 해고 기준을 완화했다”며 “그에 반해 우리나라는 24개월로 비정규직 고용 기한을 두고, 각종 규제를 두는 등 기업의 고용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는 대기업 정규직 위주의 독점적 노동조합 문제를 짚었다. 그는 “지금 대기업과 중소기업 임금 격차를 보면, 청년들이 대기업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기업이나 국가 경제의 이익으로부터 유리된 채 노조원들의 임금 인상만을 지상 과제로 삼는 대기업 정규직 노조들이 앞으로는 미래를 위한 대화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 교수는 “역대 정권에서 경직된 노동시장 문제와 대기업 독점 노조 문제를 정면에서 부딪혀 해결한 역사가 단 한 번도 없었다”며 “차기 정부에서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서라도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해내지 못하면 한국 경제 전체가 이대로 좌초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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